편지 (천상병)


점심을 얻어 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 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 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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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9-01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예전에 천상병시인에 대한 다큐 비슷한걸 본적이 있어요. 아이같은 순진함을 가지신 분이셨고 말년에 병때문에 부인이 많은 고생을 했던것 같던데... 그분이나 부인이나 보통분은 아니셨단 느낌을 받았어요. 이세상보다 조금 위에 사시는 듯하다고나 할까요. 이 시 참 좋네요...

검둥개 2005-09-01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가 참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