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꼬리로 계단을 끌고 갑니다. 쥐가 꼬리로 병 속에

든 들기름을 빨아먹습니다. 쥐가 꼬리로 유격 훈련처럼

전깃줄에 매달려 허공을 횡단합니다. 쥐가 꼬리의 탄력

으로 점프하여 선반에 뛰어오릅니다. 쥐가 꼬리로 해안

가 조개에 물려 아픔을 끌고 산에 올라가 조갯살을 먹

습니다. 쥐가 물동이에 빠져 수영할 힘이 떨어지면 꼬

리로 바닥을 짚고 견딥니다. 삼십 분 육십 분 구십 분 -

쥐독합니다. 그래서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살아가는 삶

은 눈동자가 산초열매처럼 까맣고 슬프게 빛납니다.

 

 

함민복 -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노.

불편시러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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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개 2005-07-21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 서재에서 이 시를 읽고 저는 이 시랑 최승자의 "악순환"이랑 너무 햇갈렸다는... 쥐가 나오는 바람에. :) 그래서 "악순환" 이랑 같이 올리려고 퍼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