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한 산책 (황인숙)
아무도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
금빛 넘치는 금빛 낙엽들
햇살 속에서 그 거죽이
살랑거리며 말라가는
금빛 낙엽들을 거침없이
즈려도 밟고 차며 걷는다
만약 숲 속이라면
독충이나 웅덩이라도 숨어 있지 않을까 조심할 텐데
여기는 내게 자명한 세계
낙엽더미 아래는 단단한, 보도블록
보도블록과 나 사이에서
자명하고도 자명할 뿐인 금빛 낙엽들
나는 자명함을
퍽! 퍽! 걷어차며 걷는다
내 발바닥 아래
누군가가 발바닥을
맞대고 걷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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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마다 앞으로는 꼭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아, 너무 자명해 ~~~" (똘똘이 스머프처럼 하품한다)
(이 참에, ㅎㅎ 자명한 산책님 서재에 가서 인사드려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