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물고기 (차창룡)
물고기는 죽은 후 나무의 몸을 입어
영원히 물고기가 되고
나무는 죽은 후 물고기의 몸을 입어
여의주 입에 물고
창자를 꺼내고 허공을 넣으니
물고기는 하늘을 날고
입에 문 여의주 때문에 나무는
날마다 두들겨 맞는다
여의주 뱉으라는 스님의 몽둥이는 꼭
새벽 위통처럼 찾아와 세상을 파괴한다
파괴된 세상은 언제나처럼 멀쩡하다
오늘도 이빨 하나가 부러지고 비늘 하나가
떨어져 나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