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거울은 빛나건만 - 황인숙
문득 튀어 일어나
아무에게고 전화를 걸고 싶네.
아무 번호나 눌러
아아아아아 끔찍해요!
그 목소리 외침일지, 속삭임일지
입을 열기도 지긋지긋해
짐승 같은 흐느낌일지.
살아갈 날들이 두렵지도 않아.
오직 '살아 있음'이
나를 꽁꽁 염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