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심판 (성미정)
내 마음엔 심판이 살고 있다 그는 꽤 까다로운 편이다
한 번의 반칙도 눈감아주지 않는다 사소한 실수도 용납
하지 않는다 내 마음에 얹혀사는 주제에 왜 내 편을 들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그의 판정을 무시한 채 경
기를 계속하면 야구가 잘되지 않는다 마음 한구석이 왠지
찜찜하다 그렇다고 그가 엄격한 건만은 아니다 때론 경기
장의 심판들에게 승복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런 날 그
는 날 위로해준다 그는 칭찬엔 인색하지만 위로는 아끼지
않는다 나는 순식간에 판정을 뒤엎고 속보이게 편파 판정
을 하는 경기장의 심판들보단 그를 믿는다 그의 말에 귀
기울여서 손해본 적은 없다 이젠 그가 내 마음에 사는 게
든든하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내 편임을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