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영어 괴담'…李 영어정책 풍자 봇물
  인터넷소설·웹툰·합성까지…"인수위 영어에 홀렸나"
 
  2008-02-01 오후 12:29:41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에 대한 풍자가 인기다. 영어 교육을 실시해야할 교육 현장의 목소리는 듣지 않은채 "영어 잘하는 나라가 잘산다"는 식의 강변만 늘어놓는 인수위원회에 어이없어 하는 세간의 반응을 그대로 드러낸 것.
  
   한 포털 사이트의 웹툰에서는 영어로 영어 수업을 하는 학교의 풍경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가 하면,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 인사들의 얼굴과 영화 포스터를 합성한 패러디 물도 나왔다. 또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 등에 '마지막 수업', '퀴리부인' 등을 패러디한 상황극을 올리고, 이 정책을 비꼰 퀴즈도 나왔다.
  
  "파헤칠 수록 꼬여만 가는 여의도 콩글리쉬 사건"
  
  인기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는 영화 포스터와 이경숙 인수위원장 등 인수위원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 물이 올라왔다. 누리꾼 '오얏나무' 씨는 이 그림을 올리며 "인수위의 즉흥적이고 갈팡질팡으로 내 놓은 정책에 많은 사람들이 신물이 난다고 한다"며 "외국어는 교육의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아니다라는 것을 명심해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디씨인사이드에 올라온 '영어 교육 강화 방안' 패러디

  한편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등학교'를 연재하는 웹툰작가 김규삼 씨는 지난 28일 '잉글리쉬 해저드'라는 만화를 올렸다. 대학 입시만이 최선의 목표로 생각하고 극단의 경쟁을 강요하는 한국의 고등학교에 대한 풍자를 주요 컨셉으로 잡고 있는 이 만화는 이번 화에서 "공상 과학 만화"라며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교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제시했다.
  
▲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등학교 158화'의 일부분. ⓒ네이버

  머지않아 '한국판 마지막 수업'이 온다?
  
  
한편 블로그 전문사이트인 '이글루스'에서 유명한 누리꾼인 '기불이' 씨는 자신의 블로그 '모기불통신'에 '퀴리부인'과 이승복 어린이 이야기를 패러디해 '영어 몰입교육 후 학교 풍경'이라는 글을 올렸다.
  
  " 영어 수업의 압박이 너무나 심해서 마규리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몰래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교실에서 사회 과목을 배우고 있을 때 교실의 벨이 세번 울렸습니다. 교육과학부 관리가 시찰을 나왔다는 신호였습니다.
  
  학 생들은 재빠르게 한국어 교과서를 감추고 영어교과서를 책상위에 올렸습니다. 잠시 후 관리가 교실에 들어와서 선생님에게 학생 중 하나를 골라달라고 명령했습니다. 마규리는 '오, 하느님, 제발 제가 뽑히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속으로 빌었으나 선생님은 마규리를 골랐습니다. 왜냐하면 마규리가 가장 영어를 잘 했기 때문입니다. 교육과학부 관리는 마규리에게 물었습니다.
  
  "Who is the president of Korea?"
  
  마규리는 모욕감에 얼굴이 파랗게 질렸지만 이를 꽉 물고 대답했습니다.
  
  "He is 2MB the Great, sir."
  
  교육과학부 관리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교실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마규리는 선생님에게 달려가 울먹이며 안겼습니다.
  
  "오, 선생님, 저는 한나라당이 싫어요!"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리더니 아까 나갔던 교육과학부 관리가 들어와 입을 찢…"

  
▲ 이명박 영어 교육을 풍자하는 퀴즈.

  또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패러디한 소설도 버전이 여러가지다. 주인공도 '철수', '고삼' 등 여러가지지만 공통적인 것은 수업이 마지막임을 알리는 선생님의 멘트다.
  
  "여러분, 이것이 내 마지막 수업이에요. 인수위에서 모든 수업 시간에 영어로만 가르치라는 지시가 내렸어요. 내일 새 선생님이 오십니다. 오늘로서 국어 공부는 끝입니다. 명심해 들어요."
  
   
 
  채은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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