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덕분에 세계가 컴퓨터 모니터 안으로 들어온다. 후대의 역사가들이 이십세기의 혁명적 발명을 꼽는다면 그 중에 RSS 가 꼭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웹사이트도 블로그도 멋진 인터넷 신세계를 여는 데 공헌했지만 RSS 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 모든 웹 상의 장소들은 일일이 주소를 찾아 '가야' 하는 행선지였다. RSS 는 내가 가는 대신 행선지가 내게 '오도록' 만들어준다.
나는 요즘 갖가지 한국 뉴스와 잡지, 블로그의 RSS 를 찾아내서 아이 구글에 집어넣느라고 바빠 죽겠다. 바빠 죽겠다고 하는 불평도 사실은 행복한 고민임에 분명하다. 아무래도 외국에 나와 살고 있으면 한국소식과 동정에 둔감해지기 일쑤다.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신문만 읽어도 금새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 다 손가락 새로 흩어지는 모래처럼 빠져나간다. 그러다보니 머리가 빈 통이 되는 것 같아 영 속상해질 때가 많다. 웹사이트에 뉴스가 다 있으니까 가서 읽으면 된다고는 하지만, 티비는 열심히 봐도 좀처럼 그런 여유는 나지 않는다.
RSS 덕분에 이제 구글에 로그인만 하면 몇가지 일간지, 주간지, 블로그의 기사를 한 눈에 다 볼 수 있다. 어찌 편리하지 않다 할쏘냐. 좀더 많은 언론, 블로그 웹사이트들이 RSS를 갖추었으면 좋겠다. 그럼 또 너무 많아져서 정작 내용을 읽는 것보다는 어느 사이트 RSS를 구독할 거냐 하는 결정을 내리느라 이것저것 넣었다 뺐다 하는데 시간을 더 쓰게 될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