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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길을 잃어라 - 시각장애인 마이크 메이의 빛을 향한 모험과 도전
로버트 커슨 지음, 김희진 옮김 / 열음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마이크 메이. 세살 때 화학물질 폭발로 인해 시각장애인이 된 그는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삶이 아닌 보통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항상 세상에 도전하고 부딪히며 살아왔다.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전거를 타고 말도 탈 줄 안다. CIA에서 2년 동안 정치위험분석가라는 직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활강스키 세계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또 보통 사람들도 하기 쉽지 않은 여러 가지 직업들을 거치고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할 수 있었고 자신의 삶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주인공에게 어느 날 뜻밖의 제안이 다가온다. 수술을 통해 앞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수술은 각막 줄기세포와, 각막을 이식하는 두 번의 큰 수술을 해야 하고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면역억제제인 시클로스포린을 투약해야 한다. 시클로스포린은 암 발생률을 높인다. 수술의 성공 확률은 50% 이다. 이제껏 한 번도 앞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던 메이는 고심한 끝에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수술을 하기로 결심한다. 단순히 앞을 본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심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생계가 걸려있는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그는 또 한 번의 모험을 한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그의 시각은 문제가 있었다. 시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보통 사람들처럼 사물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직접 만져봐야 사물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고, 원근감이나 깊이, 얼굴 표정들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것은 그가 세 살 때 시력을 잃게 되면서 시각을 담당하는 뇌의 신경단위들이 제 기능을 잃어버리고 다른 역할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려했던 거부 반응까지 오고 말았지만, 더 강한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여 거부 반응을 이겨냈다. 여전히 학습을 통해 대상을 인식해야 하기는 하지만 그는 여전히 세상을 향해 도전 중이다.
이 책은 절친한 지인의 권유로 읽게 되었는데 책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갈 길을 잃고 방황하거나 꿈이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제목이다. 실화를 소재로 한 책이라서 뻔하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감동이 있을 줄 알았는데, 철저하게 주인공의 모험 가득한 인생을 전달하는데 만 중점을 둔 것 같다.
297쪽의 ‘아는 것과 보는 것’ 부분의 내용은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볼 수 있고 인식하는지에 대해 과학적인 이론이 나와 있어 꽤 흥미롭게 읽었다. 갓난아기 때부터 세상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습득한 무수한 지식들을 이용하여 단서를 조합해 자동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구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외의 내용들, 주인공의 놀라운 행적들과 내게는 사소하게 보이는 일상들이 감정 없이 너무 나열되기만 하다 보니 책을 읽는 내내 지루했다. 소설도 아닌데 사소한 일화들을 시시콜콜 상세히 나열하기 보다는 중요한 일화들로 구성해 395쪽의 분량을 줄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