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 양장본
법정스님 지음 / 범우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우선은 이 책을 정말로 간절히 읽어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임을 먼저 밝힙니다. 

법정 스님께서 입적하시고 그 유언에 따라 출판사들의 절판 결정이 내려지므로써 책들이 일찌감치 품절되었고, 심지어 '무소유'라는 이 책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의 가격으로 중고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에 한두명이 4~5만원에 올리고, 인터넷 뉴스에도 보도가 되며 그 책들이 팔리는 것을 보자 너도 나도 중고 상품을 등록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책을 파는 가격은 본인의 자유 의사이고 마음이니, 뭐 그 분들을 물질적 가치만 판단하네 뭐네 흉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책을 소유할 자격조차 없는 분들이니 말입니다. 이 책을 팔아서 마련한 돈이 영원히 본인들의 소유가 될런지는 의문입니다만... 

문제는 이 책을 정말 읽어보시고 싶어하시는 분들입니다. 우리의 주변에는 지역마다 도서관이 있고 그 도서관에는 분명 법정 스님의 대부분의 저서가 있을거라 예상됩니다만 도서관 대출 사정도 마찬가지겠지요. 

이 책은 수필 모음집으로서 책의 제목은 무소유이지만, 책의 내용 중, 그러니까 여러 수필들 중에서 진짜 무소유의 제목을 달고 있는 수필은 한 분량입니다. 전체 159쪽 중에서 단 5쪽 뿐인 것입니다. 

여러분이 읽고 싶어하시는 내용이 단지 그 다섯쪽의 내용은 아닌지, 그래서 몇 만원의 돈을 주고 사서 읽고 나서 혹시 후회를 하시지는 않을지, 그래서 되팔기 위해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에 책을 내놓아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됩니다. 

다섯쪽뿐인 무소유라는 제목의 수필은 비단 이 책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수필 모음집 중에 법정 스님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책이라면 이 무소유는 거의 들어가 있습니다 (가령 아름다운 우리 수필, 다시 읽는 우리 수필 등).  멀리 찾지 않아도 스님의 또 다른 책 '맑고 향기롭게'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맑고 향기롭게'는 출가 50주년을 기념하여 스님께서 직접 가려뽑은 산문들로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여러 수필집을 사는 것보다 이 한권을 사는 게 더 낫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법정 스님의 말씀 대부분이 무소유의 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에 스님의 어느 책을 보더라도 스님의 뜻을 접하게 될 것입니다. 

시민단체 '맑고 향기롭게'에서 어떻게든 스님의 글들을 읽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으니,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인터넷 상에서 공개 방식을 취하게 된다면 여러분들의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 될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님께서 돌아가셨고 출판을 금하신 이상 모든 사람들이 대가없이 스님의 글들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런 터무니 없는 책 값은 서서히 없어질 것입니다. 

무소유를 '정말 읽고' 싶으신 분들은 수필 '무소유'가 포함된 다른 책을 사서 보시거나, 빌려 보시면 됩니다. 무소유를 '정말 소유'하고 싶으신 분들은 저런 가격이라도 괜찮다면 구매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이미 예전에 구매하여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간절히 원하는 여러분들의 마음을 완전히 헤아리기에는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간절히 읽어보기를 원하는 분들의 입장과 그 내용의 본질이 뭘까에 초점을 맞춰 지껄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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