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이야기-내 마음의 안식처

 

마리 이야기 (My Beautiful Girl, Mari)

제작년도 : 2001년
감독 : 이성강
출연 : 이병현, 공형진, 안성기, 배종옥, 나문희,…

옷이 더럽혀지는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머리 위로 양 손을 깍지 쥔 채 베개 삼아 풀 위에 누워 있으면 조그만 풀벌레들이 소근거리기 시작한다.



'오늘도 공부하기 싫어서 땡땡이 치는가 봐?' '그래...그래...' '엄마가 오늘도 걱정이 많겠다. 쯔쯧~'

이렇게 따사로운 햇살이 그리운 날에 학교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건 내겐 너무 가혹한 일일 뿐이야 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그네들이 내 말을 알아듣기나 할런지?

어젯밤 심한 바람 속에 어두커니 서서 환하게 손짓하던 등대도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닷 바람에 새근새근 잠들어 있다. 오늘 따라 유난히 낮게 떠 가는 뭉게구름 조차 잔잔한 바람결에 잠들어 있나 보다.



바닷가의 짠 내와 육지의 풀내음이 가득한 이 장면은 가장 이상적인 마음의 안식처가 아닌가? 한 숨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크게 기지개를 키며 바라보는 수평선 저 너머에는 무한한 동경과 그리움이 존재한다. 원한다면 지금 당장 자전거를 타고 모래사장으로 달려가 뒹글다가 시원한 바다의 품 속에 안겨버릴 수 있을 테니…….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지만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라는 노랫말 보다 훨씬 마음에 와 닿은 풍경화 한 폭이다. 여름이 다가오면 외딴 바닷가에서 런닝 차림으로 바닷가를 어슬렁거릴 수 있었으면 하는 꿈을 가져본다. 거의 실현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 마리 이야기 공식 홈페이지 : http://www.myma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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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향기는 무슨 향기?

동명의 소설이 히트하여 영화화된 그저 그런 멜러 영화라고 한다면 욕 먹을까? 허구의 세계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인데 작가의 이웃집에 사는 사람의 실화라고 한다. 세상에는 소설이나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나 보다. 아님 우리 인생 자체가 소설이나 영화인가?

한 사람을 마음 깊이 오래동안 갖고 산다는 것은 가슴 아프고 고달픈 역정이다. 오감 중 가장 강하는 것은 시각이지만, 오랫동안 남게 되는 것은 향기인 듯 하다. 아마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잊지 못하고 마음 속에 고이 간직하게 된 것도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또한 국화꽃이라는 설정도 작가가 한 것이지 모르지만 다소 죽음을 상징하는 꽃이 아니던가? 작가가 유난히 매정스럽게 느껴진다.

그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있을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지금쯤은 무엇을 보고 있을지 알고 있다면,....... 그리고 그게 아직도 변함없다면....... 요즘 세태에 자칫하면 스토커로 몰리기 쉽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 만큼 그를 향한 사랑을 넘어서 이해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관계라면,....... 비록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그 상황에 그 사랑은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이었을까?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가 존재하는 한 마냥 기다리는 사랑.........
국화꽃 향기에서 나는 무슨 향기를 맡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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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 작가주의 감독의 한계성 http://www.classicromance.co.kr/

작가주의 감독의 한계는 깊이 보다 넓이에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곽재용 감독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두가지 부류일 듯 하다. '엽기적인 그녀'의 그 감독, '비 오는 수채화'의 잊혀진 감독. 두 작품의 경계는 너무나 명확하다. 시간적인 갭도 10년이 넘을 뿐만 아니라 지독한 멜로와 엽기 코믹극이라는 극명한 코드로 분류된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감독에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의미를 부여할 만한 작품인 듯 하다. '비 오는...'는 수채화톤의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준 대표적인 멜로물의 하나이며 그 당시 비교적 괜찮은 흥행성적으로 2편 제작까지 이어졌던 작품이며, '엽기적인...'은 오랜만에 메가폰은 잡은 감독의 정상의 자리에 복귀시켜 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클래식'은 '비 오는...'쪽에 가까운 영화이다. 어쩌면 재탕이라고 불러도 뭐라고 하진 않을 듯 하다. 아마도 공백기간 동안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는 증거(?)가 아니었나 싶다. 남성에게는 어떨지 모르지만, 여성으로 하여금 "이것이 정통 멜로가 아닌가?" 라는 의미심장한 화살을 날릴 만큼 감동의 눈물이 주루룩~ 흐르는 작품이다. 1인2역을 맡고 있는 물 오른 배우 손예진의 연기도 무척 좋았고, 몇 편의 작품을 통해 꾸준히 좋은 이미지를 쌓고 있는 조승우의 연기도 괜찮다. 그리고 시트콤 '논스톱'의 히로인인 조인성의 이미지 메이킹은 제작 말미의 불미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썩 어울리는 배역이었다. 조인성의 역할 비중에 대하여 시나리오 준비 미비로 판단하기 보다는 너무나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 감독이 관객과 제작자의 힘에 눌려 결국 들어내고만 아쉬운 설정이 아닌가 싶다. 물론 132분이라는 긴 상영시간 조차 적다고 얘기하면 지나친 논리일 것이다. 역시 곽재용 감독은 영화판 보다는 문학쪽이 더 어울리는게 아닌가 싶다.

'클래식'은 그의 첫 작품처럼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와 그 영상에 어울릴 만한 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해당 배역에 적합한 산뜻한 신인급 배우들의 연기. '클래식'은 이런 그의 장기를 제대로 담아낸 영화이다. 파헬벨의 "캐논"이 흐르면서 시작 되는 첫 장면은 옛 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선율과 파스텔톤의 영상을 담아 내고 있다. 어디서 본 듯 한 그리고 다소 촌스러운 장면은 주인공의 대사처럼 "클래식"이라는 미명하에 모든 걸 장식해 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예전 처럼 멜로 영화라고 해서 심각함을 강조하기 보다 곳곳에 코믹스러운 장면을 삽입하여 다소 지겨운 감을 없애려고 노력(?)한 것이다.

걱정스러운 점은 감독의 행보이다. 10년 전에 '비 오는...'으로 인기를 얻어 2편까지 제작했지만 멜로물의 한계로 당시 힘 없는 감독의 입장에서 수년 동안 조용히 지내야 했던 그가 단 한 편의 영화로 부활한 것이다. 그리고 그에 힘입어 2편 제작을 하겠다고 한다. 과거 '비오는...' 1편과 2편 사이에도 실패한 작품(묘하게 3명이 주인공인 이미연, 김민종, 이경영 주연의 '가을여행')이 있었고, 이번에도 '클래식'이라는 작품이 끼여있다. 그렇다고 '클래식'을 '가을여행'에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게다. 다만 걱정스러울 뿐이다.

멜러물을 좋아한다면 연인과 함께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하지만 2월말에 개봉하는 '국화꽃 향기'가 한 수 위가 아닐까 싶다.

* 클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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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장예모의 사상적 변화?



재미있다. 없다만을 가지고 얘기하자면 액션을 기대하고 봤다면 재미없다. 장예모 감독의 예술성을 기대하고 봤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그동안 장예모 감독의 영화들 중 재미있는 것보다 감동적인 영화가 많았다. '영웅'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영화다. 단지 스케일이 커졌을 뿐이다.

'와호장룡'과 같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성과에 고무된 중국인들의 기대를 바탕으로 초호화 캐스팅, 제작진, 엄청난 제작비로 제작된 영화이다. 아마 장예모 감독도 그만큼의 부담감이 컸을 것이라 생각된다. 단순한 무협물로만 보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하던 모습이 너무나도 선하다.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야기의 구성은 단순하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을 연상시키는 이야기 구성은 아기자기하고 섬세함이 요구되는데 오히려 그런 재미가 스케일에 의해 죽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색채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화자에 의해 주도된다기 보다는 얘기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붉은 색은 질투를 상징하는 색으로 무명(이연걸 역)의 무용담을 이끌어가는 색이다. 파검과 비설, 그리고 여월의 관계에서 나타난 애증을 표현하고 있다. 푸른 색은 진시황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바라본 얘기이다. 차가운 현실과 그로 인해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는 파검과 비설의 아픔을 냉혹하게 얘기 하고자 한다. 하얀 색은 사실에 입각한 현실의 시점으로 파검의 신념과 비설의 복수심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초록 색은 과거의 시점으로 파검과 비설의 만남과 진시황 시해를 위해 왕궁에 잠입했던 회상의 장면이다. 좀 독특해서 기억이 남는 장면은 은행나무 잎이 무수히 휘날리던 비설과 여월의 결투씬이다. 노란 색은 여월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의 결말로 결국 붉은 색으로 물들며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결투씬은 와이어 액션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홍콩 출신 정소동 무술감독이 맡은 걸로 아는데 의외로 어색한 느낌이 있었다. 와이어 액션의 단점인 행동의 부자연스러움이 곳곳에 나타난다. 한 수 아래라는 우리나라의 '화산고'보다도 더 부자연스럽기 까지 하다. 그러나 수상비(水上飛)로 일컫는 파검과 무명의 호수에서의 결투씬, 장천과 무명의 내면의 결투를 그려낸 심내전(心內戰), 비설과 여월의 은행나무 결투씬은 정적이며서 춤사위와 같은 동양적인 동선을 잘 그려내고 있다. 심내전을 표현하는 장면은 흑백으로 표현하였는데, 다른 장면의 원색에 가까운 색채로 인하여 다소 느낌이 떨어진 듯 하다.



마지막으로 사상에 관한 부분에서 그동안 장예모 감독은 대표적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로 요주의 인물이었으나 최근 중국 정부의 대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이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그러한 변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천하"를 이루기 위하여 진시황의 시해를 만류하고자 하는 파검의 신념에서 쉽게 나타나고 있다.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 사소한 감정 조차도 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영웅의 면모라는 것이다. 그로 인해 중국의 고대로 부터 이루고자 하던 중화사상이 완성될 수 있다고 얘기하고자 한 듯 하다. 진심일까?

작품만을 보고 얘기하자면 블록버스터와 예술의 또 하나의 잘못된 만남인 듯 하다.

 











* '영웅' 국내 공식 사이트 : http://www.hero2003.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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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터 (The Transporter) -'택시 3'인가?

'뤽 베송 제작군단 2003 스피드 혁명'

영화 포스터의 문구이다. '택시'로부터 시작하여 뤽 베송이 관여된 영화에는 "스피드" 라는 문구가 들어가는 듯 하다. 이런 빠른 방식의 영화에 의문부호를 제시하는 것은 영화의 재미를 반감하기 마련이다. 멋있고 통쾌하고 짜릿하면 될 뿐이다.

뤽 베송 영화의 최근 주류는 동양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와사비'에는 일본의 히로수에 료코를 기용하더니, '트랜스포터'에서는 홍콩의 인기 여배우 '서기'를 기용했다. 두 명의 감독 중 한 명은 홍콩 감독 원규이다. '트랜스포터'의 액션씬은 전반부의 자동차 추격씬을 제외하면 홍콩식 액션이다. 조만간 우리나라 배우를 쓰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비록 우리와는 악연이긴 하지만서도.

이 영화에서 떠오르는 단어는.......'택시 2', '트리플엑스', '성룡', '장 클로드 반담',.......

# '택시 2'인가?
초반의 자동차 추격씬은 원규 감독이 아니라 Louis Leterrier 이라는 감독이 맡은 듯 하다. 도망치는 검은색 BMW와 추격하는 경찰차의 추격씬은 정확하게 '택시 2'의 장면과 일치하다. 도망치는 주인공이 하얀 프랑스제 푸조 택시가 아니라는게 틀리다면 틀린 듯 하다.

#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최근 007식의 신사풍 캐릭터를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은 듯 하다. 대표적인 작품이 '트리플 엑스'의 빈 디젤이다. '트랜스포터'의 제이슨 스테이섬(프랭크 역)은 빈 디젤의 케이지역과 흡사하다. 악당인 것 같지만 무지하게 순수하고 착하다. 게다가 대머리성 헤어 스타일, 우람한 체격,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겨한다. 물론 꼭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다. 스테이섬의 프랭크 역은 군살없는 체형에 익스트림 스포츠가 취미가 아닌 것 분명하다. 그러나 '늑대의 탈을 쓴 양'이라는 점은 너무 똑같다. 운반 중인 물건(서기)이 목마를까 음료수에 빨대까지 꽂아서 먹여준다. 더군다나 미용에 좋은 오렌지 음료다. 나중에는 납치한 경관에게도 빨대 꽂은 펩시를 먹여주려고 까지 한다.

굳이 좀 다른 점을 찾자면 프랭크는 깔쌈하다. 깔끔, 쌈박하다. 운반하는 물건의 정확한 치수와 무게를 고려하고,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군 출신인 그에게서는 정신병적인 기질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 성룡인가? 반담인가?
주인공 프랭크의 액션씬은 홍콩식 격투씬이다. 성룡이 구사하는 정확하게 짜여진 액션씬이다. 틀리다면 성룡은 코믹액션이지만, 스테이섬은 표정의 변화조차 느낄 수 없는 무덤덤 액션이라는게다. 그러나 그 부드러운 몸놀림은 분명 성룡의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장 클로드 반담식의 액션도 흡사한 편이다. 단지 반담의 액션은 너무나 직선적이고 딱딱하다는게 흠이 될 듯 하다.

전체적으로 90여분의 액션영화로써 흠 잡을데 없다. 중반부에 다소 흐름이 끊어진 듯한 느낌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 처럼 심플한 액션을 좋아한다면 주저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마지막 씬에서와 같은 중국인이 컨테이너에 실려 왜 프랑스로 왔는가? 등의 의문부호는 잠시 접어둘 수만 있다면...

최근 외국영화의 국내 제목이 외국어를 그대로 표기하는게 일반적인 듯 하다. 물론 원제의 맛(?)을 제대로 전달하기에 부족하다는 점이라면 이해하지만 이유없이 외국어 옮겨다 놓은 경우는 다소 거부감이 느껴진다.

'트랜스포터'...'운반책'의 은어가 뭐였더라?



 

P.S. 이 영화는 절대 '택시3'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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