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필립 K. 딕의 단편 <오르페우스의 실수>에는 뮤즈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위대한 인물에게는 영감을 제공한 뮤즈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뮤즈는 미래에서 온 누군가이며.......미래의 사람들은 그 역할을 일종의 여가(?)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뭔가 좀 특별한 사람에게는 비법이 있어 보인다. 공부를 잘 하는 친구에게는 그 비법이 있어 보이고, 돈을 잘 버는 부자에게는 돈이 보이는 뭔가가 있어 보인다. 그런 류의 비법을 담았다고 하면 책이 잘 팔리고, 강연회가 북적거린다. 그래, 뭔가 남다르다는게 그런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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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순수한 영혼(스피릿)과 무모한 용기가 아닐까?
우리에게 세 번의 기회(직업)가 주어질 때 그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우리에게 재능이 부족해서는 아닌 것이다.
샤론 스톤이 로맨틱 코미디라? 주목을 끌기에 다소 부족한 듯한 느낌이지만 의외로 괜찮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대단히 뛰어나다고 평가하기에 너무 평범하긴 하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샤론 스톤의 연기 중 가장 뛰었났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이자 주연인 앨버트 브룩스는 낯이 익은 얼굴임에도 그저 그런 배우였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력과 재치있는 대사는 꽤 재미있었다.
조금 뒷심이 부족한 것인지,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 방식에 대한 비판성도 담고 있다. 한 해의 수천편의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그 중 일부가 영화화 되는 과정에서 엇비슷한 영화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제작되다보니 최근 헐리우드는 좋은 영화꺼리가 부족하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한 답을 얘기하고자 하려다 말았던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영화를 만드는 것은 누군가의 도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는 얘기겠지만서도 그 진실을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이 영화의 재미는 앨버트 브룩스의 재치있는 대사와 곳곳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헐리우드 스타들의 실제 모습에 있는 듯 하다. 시나리오 작가인 스티븐의 대사는 영화제작자가 나중에 써먹으려고 메모하고 싶을 만큼 재미있다. 물론 그것조차 작가의 글을 표절하는게 아니냐 는 주장을 내세우는 졸렬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중반부로 갈 수록 그의 대사는 재치를 발휘한다. 영화 속에 누가 나오느냐 하면 시상식 진행자로 시빌 쉐퍼드(브루스 윌리스와 블루문 특급에 출연), 롭 라이너, 마틴 스콜세즈, 제임스 카메론, 제니퍼 틸리, 그리고 아카데미 시상식의 뒷풀이 장소로 이용되는 스파고 레스토랑의 사장 볼프강 퍽(이 사람이 유명한 것은 미국인들만 알겟지만)까지 등장한다.
인생의 새로운 갈림길에 있는 자라면 돈내고 봐도 충분하다. 그리고 재능은 있으나 운이 없거나 영감이 부족하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다. 혹시 아는가? 뮤즈가 그대에게 영감을 줄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