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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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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 스펜서 존슨. 책에 대한 부담감을 전혀 안 가져도 좋을 듯한 책입니다. 100쪽이 조금 넘는 분량인데다가 딱딱한 이론이나 경제용어가 들어가 있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부닺히게 되는 변화의 시점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두 마리의 생쥐, 스니퍼, 스커리 그리고 꼬마인간 헴, 허에 관한 우화를 소재로 책의 대부분을 쓴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야 하는 선택의 길에서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몫 또는 앞으로 소유하게 될 치즈가 내 인생의 목표점이라고 생각할 때 치즈의 특성상 영원 불멸할 수는 없다. 일정기간의 보존은 가능하지만 치즈를 다 먹기도 전에 곰팡이 슬어 못 먹을 수도 있고, 어느 순간에 다 먹어 버리고 빈 치즈창고를 발견하는 순간에 인생의 허무감을 느껴버릴지도 모른다. 그 순간에 내가 가야할 길은 무엇일까?

1. 누군가 내 치즈를 가져갔다. 다시 되돌려 놓기를 바라며 기다린다.(헴)
2. 미로의 어딘가에 숨겨진 새로운 치즈를 찾아나선다.(허)
3. 치즈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새로운 치즈를 찾아본다.(스니퍼, 스커리)

그리고 위의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을 제시해 본다. 아마,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이 어느 순간에 부도가 나거나, 내가 해고가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부당한 해고라고 소리치면 복직될 때까지 투쟁한다. 내 적성에 맞는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나선다. 내 능력을 미리 파악하고 항상 새로운 배움(영어, 컴퓨터 등)을 모색한다.

생각하기 나름일 겁니다. 이 책은 뒷 부분에 토론하는 형식의 글을 통해 작가 나름의 해석(?)을 실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책에 쓰여진 글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다양성 만큼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도 있으며, 또 고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 책의 안티 서적도 나와 있을 만큼 이 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고민해 보시죠. 내 인생의 변화는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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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전집
기형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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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시인.......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긴 하나 보다. 그가 살았다면 그에 대한 평가가 달랐을까? 기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에 어울릴만한 번뇌와 고독을 담았기에 90대 중반까지 대학가에서 꽤 인기 있던 시인이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책읽고 서평을 올려둔 어느 분의 홈페이지를 갔다가 우연히 서평을 읽고 역시나 충동구매를 해 버렸다. 이미 그의 사후에 발간된 시집과 산문집이 발간되었으나 이 전집은 10주년을 기념하여 새로 정리하여 발간된 추모집의 성격을 띄고 있다. 이미 출간된 2권의 시집과 산문집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발간된 몇 편의 시집과 단편도 담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생각은 없다. 그냥 틈 날 때 읽을 생각이다. 시 몇 편과 소설 몇 편을 읽었는데 죽음에 대한 상징적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그의 요절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한 탓일 수도 있을 듯 하다. 안개, 늙은 사람, 오래된 서적, 오후 4시의 희망, 포도밭 묘지,....... 회화적인 시감을 느끼게 할 만큼 상징적인 등장인물들이 많이 묘사되어 있다. 이야기를 통해 하고자 하는 표현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 속의 회색인간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80년대를 회상하는 산문, 소설 속의 어투와 배경은 그의 삶에 대한 어두운 투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건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작가의 모습을 느끼는 듯한 섬찟한 것이었다. 그가 정치부 기자 출신이라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을 만큼이나 그의 글들은 비현실적이었다.

살아 있을 때 보다 죽었을 때 더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은 그에게 보다 남겨진 자들에게 더 슬픈 듯 하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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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 전2권 세트
열린책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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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목은 '뇌의 신비'인 듯 하다. 국내 출판사들이 너무 밋밋한 제목이라 생각했던지 그냥 <뇌>라고 표기했나 보다. '개미' (국내에 현재 출간되는 '개미'는 '개미'와 '개미혁명'이라는 2편이 합권되어 출간된 듯 하다. 나는 그중 '개미혁명'은 아직 읽지 못했다.)를 읽으면서 정말 사소한 것을 저렇토록 신비롭게 옮겨 적은 작가의 능력에 감탄했었다. 움베르토 에코 만큼이나 좋아하는 작가였다. 그런데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상식의 백과사전' 출간 후 한동안 조용한 시점에 나의 관심의 초점이 이동되어 한동안 등한시 하였다. 작가는 이후 '타나토 노트', '아버지들의 아버지', '천사들의 제국' 등을 출간하였다. 아쉽게 모두 읽지 못했다.

<뇌>의 주인공인 이지도르와 뤼크레스가 등장하는 '아버지들의 아버지'는 <뇌>와 함께 주문해서 소장 중이고 나머지 몇 권은 텍스트 파일로 구해 두었다. 곧 읽어버릴 속셈으로.......

'우리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에 대한 인간 내면의 동기를 찾는 과정이라고 보아도 될 듯 하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 쓴 만큼 흥미요소가 다분하며 누가 사뮤엘 핀처를 살해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만 지켜본다면 이 소설은 정말 단순무지한 추리소설에 불과할 듯 하다. 어쩜 이 작가를 첫 대면한다면 그 점만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 유명한 '개미'를 읽은 이라면 틀림없이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보다 한국에서 더 사랑받는 작가라는 칭호가 붙을 만큼 우리나라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듯 하다. 앞 서 얘기한 바와 같이 삼류 추리소설류 라면 그런 칭호와 명성이 그에게 걸맞지 않을 것이다. 손쉽게 접근하기도 쉽지만 그만큼 독자에게 고민할 여지를 풍부하게 남겨주는 작가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아닌가 싶다.

상당한 수준의 의학전문 용어가 나오고 있으나 번역가가 상세히 주를 달아두었기에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을 듯 하다. 그런데 '최후 비밀'이라는 것이 소설만큼 찾기 쉬운 것이 아니지 않나 싶다. 얼마 전 케이블에서 보았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뇌는 사람들 마다 그 활동영역이 다르다고 한다. 즉, 갑이라는 사람에게 우스운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여주면 뇌의 'A'라는 영역이 자극받게 되는데 을이라는 사람은 'B'라는 영역이 자극받게 된다고 한다. 우리에게 지문이 존재하듯 뇌도 저마다 다른 것이다. 물론 이 점에 대해 소설에도 언급을 하고 있다. 뇌의 일부만 살아 있다면 원래 담당구역을 바뀌어서 활동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말 놀라운 '뇌의 신비' 이다.

이 작가의 능력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지만 소홀하기 쉬운 꺼리들을 깊이 있고 유익하게 만드는 능력에 있는 듯 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좋은 읽을꺼리가 될 듯 하다. 그러나 솔직히 초창기 '개미' 만큼의 자극적인 '이끌림'은 부족했었던 것 같다.

<댓글>
이 소설 끝머리에서 발견한 사실인데 영화배우 마이클 J. 폭스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백 투 더 퓨처의 히로인인데 그 이후 작품들이 너무 기대 이하라 아쉬웠는데.......근래에는 목소리 연기만 하고 있다고 한다. 스튜어트 리틀 1편과 2편의 스튜어트가 바로 그의 목소리라고 한다. 알리 처럼 중증은 아니고 초기증상이라고 한다. 이미 오래된 이야기라고 하는데 왜 몰랐을까? 잠시 어디 외계에 갔다온 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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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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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혈'이라는 것이 언제부터 존재하였던 것일까? 요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매혈이라는 풍습이 없어진지 오래이다. 50년대~70년대 배고팠던 시절의 얘기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아직도 매혈을 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중국에 헌혈차가 2~3년 전부터 등장하였으나실제 헌혈하는 경우가 적다고 한다. 대학가에는 일반인의 월급에 가까운 돈을 벌기 위해 매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현대판 허삼관이라 불리우는 한 노인의 비극적인 매혈기는 한 마을이 매혈과정에서 AIDS로 걸렸다는 이야기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고 한다. 농사를 짓는 이 노인은 세 아들중 똑똑한 큰 아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몇 차례 피를 팔아 큰 돈을 마련하였으나 그 아들이 매혈한 돈으로 PC방에서 게임과 채팅으로 탕진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여론재판식 프로그램에 '화두'로 올린 것이다. 허삼관 매혈기는 중국 문화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허삼관 이라는 인물이 피를 판 이야기' 를 내용으로 한 소설책이다.

이야기의 구성도 비교적 단순하다. 허삼관이 젊어서 피를 처음 팔아 남은 돈으로 결혼을 하고 세 아들을 낳아 산다. 그리고 매 번 집안이 어려울 때마다 피를 팔아 생계를 이어간다. 늙어서는 피를 팔 때마다 보양을 위해 먹었던 붉은돼지간 볶음과 황주 두냥이 먹고 싶어 피를 팔고자 하나 더이상 피를 팔 수 없을 나이가 되었음을 알고 크게 울고 만다. 그러나 그에게는 세명의 건장한 아들과 아직도 그 옆에서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주는 아내가 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은근한 재미가 있어 쉽게 책을 놓고 싶지 않을 만큼 괜찮은 책이다. 소설의 내용이 중국의 실상인지 모르겟지만 중국인의 다소 과장된 어투라던지, 떠벌리기 좋아하는 생활 모습은 실소를 금치 못할 만큼 재미있다. 다소 엽기적이라는 표현도 틀리지 않을 듯 하다. 그러나 부인의 결혼 전 남자 얘기와 그로 인해 가장 사랑하는 첫번째 아들을 남의 자식이라고 내쫒았다가 자신의 아들로 다시 받아들이는 대목이라든지, 첫째 아들이 간염으로 다 죽게 되자 상해로 가는 길에 연달아 피를 뽑는 대목에서는 그의 행동이 거짓되고 과장된 행동이라기 보다는 진실된 생존과정임을 느낄 때는 진한 감동이 느껴진다.

피를 판다는 것이 그리 쉬운 행동은 아닐 듯 하다. 요즘 세상에 살기 위해 피를 파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만큼 절박하다면 그럴 수 있을까? 피를 팔기 위해 오줌보가 터질 만큼 차가운 물을 여덟 사발을 마셔가며 좀 더 많은 피를 팔아가는 허삼관의 모습은 온 몸을 생존하고자 하는 삶에 대한 몸부림과 같은 것이다.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인물로 부각되고 있는 이 소설의 작가 위화의 작품'허삼관 매혈기'는 단순히 '피를 파는 행위'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중국의 문화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이라든지, 인민재판 과정을 다소 냉소적으로 담은 장면은 작가가 얘기하고자 한 또 다른 면이 아닐까 생각된다. 솔직히 제목과 단순한 이야기 전개만으로 이 책을 판단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듯 하다. 오랜만에 진한 휴머니즘을 느끼고 싶다면 권하고 싶다. 이왕이면 잔잔한 재미까지 곁들여져 있다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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