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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 전2권 세트
열린책들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원래 제목은 '뇌의 신비'인 듯 하다. 국내 출판사들이 너무 밋밋한 제목이라 생각했던지 그냥 <뇌>라고 표기했나 보다. '개미' (국내에 현재 출간되는 '개미'는 '개미'와 '개미혁명'이라는 2편이 합권되어 출간된 듯 하다. 나는 그중 '개미혁명'은 아직 읽지 못했다.)를 읽으면서 정말 사소한 것을 저렇토록 신비롭게 옮겨 적은 작가의 능력에 감탄했었다. 움베르토 에코 만큼이나 좋아하는 작가였다. 그런데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상식의 백과사전' 출간 후 한동안 조용한 시점에 나의 관심의 초점이 이동되어 한동안 등한시 하였다. 작가는 이후 '타나토 노트', '아버지들의 아버지', '천사들의 제국' 등을 출간하였다. 아쉽게 모두 읽지 못했다.
<뇌>의 주인공인 이지도르와 뤼크레스가 등장하는 '아버지들의 아버지'는 <뇌>와 함께 주문해서 소장 중이고 나머지 몇 권은 텍스트 파일로 구해 두었다. 곧 읽어버릴 속셈으로.......
'우리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에 대한 인간 내면의 동기를 찾는 과정이라고 보아도 될 듯 하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 쓴 만큼 흥미요소가 다분하며 누가 사뮤엘 핀처를 살해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만 지켜본다면 이 소설은 정말 단순무지한 추리소설에 불과할 듯 하다. 어쩜 이 작가를 첫 대면한다면 그 점만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 유명한 '개미'를 읽은 이라면 틀림없이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보다 한국에서 더 사랑받는 작가라는 칭호가 붙을 만큼 우리나라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듯 하다. 앞 서 얘기한 바와 같이 삼류 추리소설류 라면 그런 칭호와 명성이 그에게 걸맞지 않을 것이다. 손쉽게 접근하기도 쉽지만 그만큼 독자에게 고민할 여지를 풍부하게 남겨주는 작가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아닌가 싶다.
상당한 수준의 의학전문 용어가 나오고 있으나 번역가가 상세히 주를 달아두었기에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을 듯 하다. 그런데 '최후 비밀'이라는 것이 소설만큼 찾기 쉬운 것이 아니지 않나 싶다. 얼마 전 케이블에서 보았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뇌는 사람들 마다 그 활동영역이 다르다고 한다. 즉, 갑이라는 사람에게 우스운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여주면 뇌의 'A'라는 영역이 자극받게 되는데 을이라는 사람은 'B'라는 영역이 자극받게 된다고 한다. 우리에게 지문이 존재하듯 뇌도 저마다 다른 것이다. 물론 이 점에 대해 소설에도 언급을 하고 있다. 뇌의 일부만 살아 있다면 원래 담당구역을 바뀌어서 활동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말 놀라운 '뇌의 신비' 이다.
이 작가의 능력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지만 소홀하기 쉬운 꺼리들을 깊이 있고 유익하게 만드는 능력에 있는 듯 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좋은 읽을꺼리가 될 듯 하다. 그러나 솔직히 초창기 '개미' 만큼의 자극적인 '이끌림'은 부족했었던 것 같다.
<댓글>
이 소설 끝머리에서 발견한 사실인데 영화배우 마이클 J. 폭스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백 투 더 퓨처의 히로인인데 그 이후 작품들이 너무 기대 이하라 아쉬웠는데.......근래에는 목소리 연기만 하고 있다고 한다. 스튜어트 리틀 1편과 2편의 스튜어트가 바로 그의 목소리라고 한다. 알리 처럼 중증은 아니고 초기증상이라고 한다. 이미 오래된 이야기라고 하는데 왜 몰랐을까? 잠시 어디 외계에 갔다온 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