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버림
잭 콘필드 지음, 정경란 옮김 / 한언출판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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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 자신의 글과 성인들 그리고 위대한 작가들의 짧은 글을 시처럼 읽기 편하게 정리해 놓았다.

 

하지만 울림은 크고 감동은 깊고 명상은 길다.

 

쉬운 우화를 착한 마음으로 쉽게 해설해 놓은 책이 아니다.

 

"성인이 존경받는 이유는 그의 성스러움 때문이 아니다. 성스러운 내면을 지닌 채 보통 사람을 높이 사고 칭송하기 때문이다.-토마스 머튼-(99)

 

성스럽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성스럽게 보는 경지인가보다.

 

나는 비록 천시당하는 명리학도이지만 사람들이 지닌 성스러움을 조금은 볼 수 있게 되어 이 세상 그누구보다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오 신이여 감사합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듯, 모태에 있는 듯,

어린아이인 듯, 노인인 듯, 죽어버린 사람인 듯,

그리고 저 세상 사람인 듯 생각해보라.

단 한 번에 모든 시간과 장소,

모든 실체와 위대함을 마음 속에 담아두라.

그러면 신성한 눈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할 것이다."

-헤르마스 트리스메기스투스-(181)

 

역술을 하는 사람일수록 내담자의 의지를 북돋아주어야 한다, 고 생각한다.

위대한 수동성의 타율의지라는 스피노자적 우주를 아는 것도 중요하고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난치오드로미 즉 대극의 반전이라는 실상을 고려한다면 파우스트적 자율의지를 고취시켜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명리학의 현대화에 앞장서계신 김기승교수님은 진화심리학의 주장을 수용하여 인간의 결정된 측면을 25%정도로 겸손하게 잡고 계신다.

 

나는 물론 직감으로 인간의 운명이란 참으로 많이 결정되어 있다고 보지만, 또한 그렇지도 않다는 걸 <대승기신론>을 통해 다행이 알게 되었기에, 앞으로 날아오는 화살을 기꺼이 피하려는 자율의지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신성한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건강한 어른의 눈이 아닌 새로운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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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하여 - 사랑에 대한 칼 융의 아포리즘
칼 구스타프 융 지음, 마리안느 쉬스 엮음, 한오수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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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중지되는 곳에서 권력, 폭력, 테러가 시작된다."(118)

 

이 책은 융의 전집 중에서 사랑과 에로스 등에 관련된 핵심 구절만을 발췌해 놓은 읽기 편한 소책자이다.

 

"... 나는 세계의 보다 나은 의사소통은 개개인으로부터 나오고, 개인들에 의해서 성취될 수 있다는 인기없는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110)

 

그렇다. 사람들을 동원하고, 대중집회에 부지런히 참가하고 정치의 변혁을 외치는 말보다 개인의 각성과 실천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은 정말 '인기 없는 견해'이다.

 

나는 이 인기 없는 견해를 다행히 사랑하고 있고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다. 사람들의 외침이 대체로 자신의 그림자를 외부에 투사한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 사랑, 사랑의 문제, 사랑의 갈등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며, 주의 깊은 연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개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이다."(46)

 

융의 제자인 빈스방거는 현상학적 심리학을 통해 모든 정신질환이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역술을 공부하는 나로서도, 상담을 요청하는 많은 이들이 궁극적으로는 사랑의 결핍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내담자들이 원하는 건 놀랍게도 사랑이 아니라 돈이었다.

 

돈을 궁극목적으로 살아가는 내담자들에게 나는 물론 경제적 축복을 빌어주고 경제적 여유와 관련된 통변을 해준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이게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에겐 사랑의 상담이라고 지금은 믿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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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술을 이렇게 본다
오종림 / 솔출판사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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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음지에서 하는 미신학을 전공하다보니 알게모르게 권위 있는 사람이 쓴 텍스트를 찾게 된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체게융을 비롯하여 셀 수 없이 많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중문과출신으로 자신이 최초로 매화역수를 우리나라에 소개했다는 자부심을 책에 담고 있다. 깊이 있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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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타자
엠마누엘 레비나스 지음, 강영안 옮김 / 문예출판사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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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나스를 처음 알게 된 건 강영안 교수의 레비나스 연구서를 통해서였다. 다소 신앙적 열정으로 레비나스를 해석한 과도함이 눈에 띄였지만 오히려 레비나스에게 큰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제공해주었다.

 

서동욱 교수의 <차이와 타자>를 읽은 것도 큰 수확이었다. 이후 서동욱 교수에게 반해 버렸다.

 

레비나스의 원전을 최초로 접한 게 바로 이 <시간과 타자>이다.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운 레비나스의 사상은 일상에 대한 철학적 해석이었다.

 

무엇보다도 <존재에서 존재자로>라는 그의 주저의 제목처럼 레바나스는 일상적 존재자에게서 구원의 빛을 보고 있다.

 

예컨대, "경제적 투쟁은 이미 그 자체로 구원을 위한 투쟁이다."(62)와 같은 통찰이 그러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여성적인 것의 외적 표현이 가장 거칠거나, 가장 뻔뻔하거나 또는 가장 무미건조한 물질성으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지닌 신비, 그것의 수줍음은 결코 파괴되지 않는다. 아무리 모독한다고 해도 신비는 부정되지 않는다. 모독은 차라리 신비와 관계하는 하나의 가능한 방식일 수 있다."(105-106)는 피력이다.

 

타자성의 신비는 근원적으로 에로스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여자에 대한, 혹은 여성적인 것에 대한 현대적 취급 때문에 냉소적이었던 내게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다 주었다.

 

하이데거와의 평생 대결을 통해 독자적인 철학을 구축한 레비나스의 이 책에서 우리는 타자에 대해 근원적으로 다시 사유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일상과 경제에 깃든 형이상학적 윤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명리학을 하는 학도로서 고통을 안고 오는 타자들의 신음소리를 어떻게 환대하고 어떻게 비대칭적으로 진정한 평등관계를 이룰 수 있는지 좋은 화두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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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사주용어사전
낭월 박주현 엮음 / 동학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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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사전들이 슬슬 출간되고 있다.

역술종합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나로서는 다양한 사전을 참고할 수밖에 없는데 방대한 자료를 집대성한 다른 사전들보다 낭월선생의 이 사전을 주로 본다.

간단명료하면서 역술의 기초를 알차게 담고 있다.

신살에 대한 그의 부정적인 견해는 일리가 있는 비판이요 타당하지만 잠시 그 판단은 보류하고자 한다.


또한 격국을 무시하는 낭월선생의 태도도 지금으로선 괄호치고 있다.

융에 대한 연구가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나서 수용여부를 결정하고 싶다.

여하튼 이 사전은 일상적 활용도 면에서는 적어도 초심자가 보기엔 최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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