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가? - 상 - 신약성서의 기적은 믿을만한가? 오늘날에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가?
크레이그 S. 키너 지음, 노동래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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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스트로벨의 <기적인가 우연인가>를 읽다가 키너를 알게 됐다. 


사실, 나 스스로가 초자연적인 현상을 몇 번 확실하게  접하기도 했고, 지금 공부 중인 '죽음학'을 중심으로 기적 현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었는데, 이 책은 기적 연구서의 끝판왕이다. 그만큼 문자 그대로 방대하고 문자 그대로 정교하다. 종합적이기에 두껍다. 게다가 각주의 성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적 행위자의 추종자이자 카리스마적 운동의 구성원이면서 대체로 그리스-로마의 엘리트가 아니었던 그리스도인들은 대다수 엘리트 역사가들보다 기적 주장에 더 마음이 열려 있었다. 우리가 무슨 근거로 이 차이로 인해 그들의 접근법이 그 시대 엘리트들의 접근법보다 열등하다거나, 그 접근법의 역사적 내용을 감소시킨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는가?"(234)


죽음학을 공부하다 보면 (참고로 죽음학의 대가들은 거의 다 최고의 엘리트 의사들이다. 아무래도 심폐소생술이나 응급의학의 발달 등으로 인해 기적 같은 의학현상을 자주 접하다 보니 그런듯) 도저히 논리적으로 풀 수 없는 사태들을 목격하게 된다. 니버는 <인간의 본성과 운명>에서 논리적 인과성이나 합리성을 바탕에 둔 설명 방식은 하위 수준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간혹 아니 자주 위대한 발견이나 발명은 설명할 수 없는 직감이나 우연에서 섬광처럼 일어날 때가 많지 않은가.  


"우리가 역사적으로 고대에 선호된 전제들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현대 학계의 전제들도 고려해야 한다. --- 이전 시대의 세계관이 일시적이었듯이 우리 시대의 세계관도 일시적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현재의 학자들에 대한 후세대의 해석자들이 이 점을 고려할 것이다."(250)


계몽주의의 열기가 왜 식었겠는가. 이성의 도구성이 왜 드러났겠는가. 포스트모던의 등장이 왜 강력했겠는가. 


완벽한 이론은 없다. 어떤 이론이든 틈새가 있다. 그리고 빛은 그 틈새에서 온다. 그게 공백(바디우)이든 구멍(라캉)이든 우리는 '이해한다'라는 말을 다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적이나 임사체험과 같은 초자연적 현상을 보고하고 있는, 엄청나게 많은, 중립적인 인류학 민속지나 의학자료, 선교보고서, 가톨릭 교구청 지하 서류함 앞에서도 눈을 감아 버린다. 


"무죄로 증명될 때까지 유죄라는 회의주의에서 시작하는 것을 논리학자들은 대체로 우물에 독을 푸는 오류로"(242) 보는데, 우리들의 대화라는 게 시작의 거개가 그러하다.  



흄은 기적에 관한 가장 적대적인 이론을 만들어냈다. 그 흄의 영향을 받은 칸트 역시 인류사에 지울 수 없는 악영향을 남겼다. 


한 가지만 말해보자면, 칸트는 흄의 영향을 받았다고 명시하면서 선언한다. 흑인들은 정신적 역량이 열등하며 천성적으로 사소한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는 감정을 지니고 있지 않다, 또한 흑인들은 자기들의 방식대로 허영심이 아주 강하고 말이 많으므로 매질을 통해서 그들을 서로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472쪽 참조)


맞는 말인가. 기실 이러한 악마적 편견들은 흄이나 칸트 외에도 헤겔이나 마르크스, 베버에게서도 볼 수 있다.(송두율, 계몽과 해방 참조)


반초자연주의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얼마나 세심하게 공략하는지, 1권의 반절이 거의 논파로 이루어져 있다. 징글징글할 정도다. 신뢰도는 그러니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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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과 운명 1 인간의 본성과 운명 1
라인홀드 니버 지음, 오희천 옮김 / 종문화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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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 이외에 무엇이 이런 악한 의지를 일으킬 수 있겠는가?"(아우구스티누스)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만큼이나 아름답고 수승하다. 기포드 강연에 맞갖게 웅장하고 치밀하다. 


나는 계속 감탄하며 읽었는데, 감탄 자체를 숙고할만큼 그 감탄은 오래도록 식지 않는다. 


특별히 7장과 8장에서 절정을 느꼈다. "역사상 위대한 사람들과 선한 사람들의 특별한 죄책은 오직 인간의 모든 기준을 초월하는 궁극적 분석에 의해서만 폭로된다."(346)


"힘 있는 자, 고상한 자와 지혜로운 자뿐만 아니라 선한 자도 하느님의 특별한 심판대상에 포함된다."(343)


가장 끈질기게 살아 남는 거의 유일한 죄성 교만. 교만이야말로 낙타 아닌가!


교만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통해 자유주의나 맑스주의의 낙관과 정통주의나 허무주의의 비관을 현실주의로 종합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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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헤드 읽기 세창사상가산책 13
장왕식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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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쉽고 깊이를 유지한 개론서는, 호진스키 빼고 아예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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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학의 선구자들 - 20세기 한국신학자 13인
김성수 외 지음 / 너의오월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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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기대 이상이다. 우리나라 1~2세대 신학자들이 이토록 친민중적이고 독창적이고 개방적이고 진보적이었다니!!! 모든 신학은 토착화 신학이다. 헬라에 가면 헬라적으로 라틴에 가면 라틴적으로. 다른 이들의 위대한 철학과 신학이 이땅에서 다시 홍대한 철학과 신학으로 열매맺는 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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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인가 우연인가 -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을 파헤치다
리 스트로벨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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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기적은 일상의 기적을 말하는 게 아니다. 진짜 초자연적 기적. 자연학으로는 설명불가한 기적을 말한다. 


아니타 무르자니의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에서 나온 것처럼, 99% 급성말기환자도 살아나는 기적이 꽤나 많이 있다. 명명백백한 의학적 기록이 말해준다. 그래서 의사들의 55%가 기적을 믿는다고 한다. 


솔까 나도 아직 기적의 메커니즘은 모르겠다. 그게 카르마 때문인건지 카리스마 때문인지. 중요한 건 기적은 분명 있다는 것이다.


리 스트로벨, 기자 출신답게 팩트 중심이다. 치밀하게 파헤친다. 반박을 충분히 가한 인터뷰도 신뢰를 더 한다. 멈출 수 없게 만드는 가독성이 그의 책을 계속 구매하게 하는 듯ㅎ


이 책을 읽으면서, 위대한 신학자 크레이그 키너의 Miracles: The Credibility of the New Testament Accounts이 가장 눈에 띄였다. 검색해보니(2022. 5월)번역이 안되었다. 근데, 며칠 전에(2022. 7월) 새물결출판사에서 상/하권으로 국역되었다. <오늘날에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가?>


참고로 파트리크 스발키에로의 <기적>과 베르나데트 모리오의 <기적은 존재한다>는 분량이 얼마되지 않지만 초자연적 기적 현상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


초자연적 기적의 최고 반론은 데이비드 흄의 얇은 책 <기적에 관하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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