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4 로마사 트릴로지 1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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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케로가 나온다. 카이사르도 나온다. 폼페이우스도 나오고 크라수스도 나온다. 로마의 쟁쟁한 그 사람들이 총출동한다. ‘로마인 이야기’가 아니다. 소설인데 그렇다. ‘임페리움’을 보면 그들 모두를 만날 수 있다.

거대한 소설!

‘임페리움’을 읽고 든 생각이다.

거대하다. 어쩜 이렇게 쓸 수가 있지?
작가의 대단한 포부가 느껴진다.

주인공은 키케로의 속기사다. 그래서 사실상 소설은 키케로의 입장에서 그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문제 될 것은 없다. 키케로야 말로 로마 사회의 중심이기도 했으니까.

부패 관리를 상대로 한 키케로의 변론을 시작으로 키케로의 행적을 쫓다보면 수많은 영웅과 흥미진진한 모험을 볼 수 있는데 볼 만 하다. ‘로마’에 관해 궁금한 사람이 보면 재밌게 볼 것 같다. 너무 진지한 것을 기대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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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알랭 드 보통 지음, 이강룡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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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참 이상한 작가다. 어쩌면 단순할 수도 있는 것에서 참 별의별 것들을 짚어내는데 그게 참 재밌다. 정말 참참참 뭐뭐한 작가다.


이 책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봤다.
그런데 그 내용이 엉뚱하게 재밌다. 뭐라고 해야 하나. 뒤통수 때리는 즐거움?

 
남자가 여자를 알았다. 사랑하게 됐다. 그리고?
 

여자를 더 사랑하기에도 바쁜데, 남자는 여자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한다. 과거사 뭐 이런 것이 아니다. 여자의 엄마, 친척 등등.


자서전이라도 대신 써주는 것처럼 집요하게 알아내고 싶어한다.


재밌다. 재밌으면서도 뭔가를 던져준 소설.

단번에 읽었지만 읽고 나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준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 비하면 아쉬운 것이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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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인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애영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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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을 받았다고 나까지 좋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를 보고 쉽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던 나는 계속해서 그의 소설을 읽기로 결심했다. 

 
이번에 택한 책은 ‘아프리카인’이다.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점에서 나는 서둘러 이 책을 열었다.

 
‘아프리카인’의 배경은 바야흐로 유럽의 제국주의가 세계로 뻗어나가던 때였다. 


‘아버지’도 그것을 동참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프리카에서 그것을 배신한다. 발전된 문명이라고 하여, 더 이성적이라고 하여 아프리카에서 벌이는 제국의 야욕을 견딜 수 없어했기에.. 아버지는 ‘아프리카인’이 된다.


고국에 남겨진 아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아들과 아버지의 사이가 멀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시간이 흘러 아들은 아버지의 흔적을 찾게 된다.

그곳에서 아들은 아버지가 봤던 것들을 보게 된다.


제국의 야욕으로 인해 벌어지는 눈물 나는 현장들을.. 양심은 그것을 견딜 수 없다. 인간이라면, 미치지 않은 인간이라면 참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제국은 그것을 ‘선’으로 포장해 더욱더 야욕을 드러내고..


아들은 알게 된다. 커다란 무엇을!


어느 순간, 바로 그 순간, 나는 벅찬 것을 느꼈다.


르 클레지오, 당신은 어찌하여 이런 글을 쓴 것인가.
당신을 존경한다. 이런 순간을 느끼게 해준 당신에게 무한한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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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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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유행했던 책을 꺼내 읽었다.
나는 이 책을 왜 읽으려 했고 읽은 것일까.

나는 종종 안다고 믿지만 이내 잊어버리는 마는 그 어떤 것들을 찾고 싶었다.
그것이 있다면 즐거워질 수 있고, 또한 행복해질 수 있는데 그것들을 잃고
새로운 곳에서 답을 얻으려 한다.

사실 그런다는 사실도 자주 까먹는다.
이렇게 어느 말씀이 있는 책을 읽을 때야 기억해낼 뿐이다.

행복론.

나는 알고 싶었다.
방법이 있습니까?

아마도 그래서 읽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읽으면서 나는 내가 잊고 있던 어느 것들을 떠올렸다.
나는 그것들을 왜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인가.
그게 행복의 단초가 될 수 있는 것일 텐데.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이 뭔가 새로운 걸 알려주지는 않는다.
획기적인 뭔가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잊고 있던 어느 것을 기억시켜준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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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물고기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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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나는 그의 책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했다. 작년에는 도리스 레싱이었는데, 몇 권 읽지 못하고 멈추었다. 올해는 좀 다르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첫번째로 고른 책은 '황금 물고기'다. 대표작이라는 사실도 작용했지만, 그보다는 프랑스에서도 베스트셀러 1위라는 책 소개에 넘어갔다. 노벨문학상 받은 작가의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대중적인 책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에, 나도 무리없이 읽겠지, 라는 생각에 골랐다.

 

책을 받은 순간, 조금씩, 조금씩, 멈추지 않고 읽다보니 어느덧 토요일 저녁시간이었다. 이상했다. 기분이 오묘했다. 마치 황홀한 가을 노을을 보고 난 것 같은 기분에 나는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봤다.


뭔가 아름다운 선율을 들은 것 같고 투명한 장막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이상한 느낌, 여운, 그것에 나는 몸을 떨었다.

 

후. 이랬군. 이래서였군. 이래서 대단하다고 하는 거였군.

 

어릴 적에 인신매매되어 어딘가로 팔린 소녀, 그녀는 자신을 모른다.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른채 누군가의 소유로 살아간다.
그럼에도 자유를 갈망하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갈구하는 그녀.

세상은 그녀를 구속하려 했고 그때마다 그녀는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녀의 삶은 그렇게 떠돌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그럼에도 그녀는, 그 숱한 절망과 암울함 속에서도 고개를 숙이기는 커녕 그것을 정면으로 돌파하려 한다.

 


안되겠다. 글로 쓰려니 참 애매하다.


소설의 여운을, 특히 마지막에 내 온 몸을 떨게 만든 그 감동적인 어느 것을 내가 죽이는 것 같다. 그저 나는 감정에 충실하게 단순하게 할 말만 해야겠다.

 

올해 노벨문학상 덕분에 좋은 소설 읽었다,
'황금 물고기'는 과연 걸작이다,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이것만 쓰면 될 것 같다. 세줄이면 충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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