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물고기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 199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르 클레지오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나는 그의 책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했다. 작년에는 도리스 레싱이었는데, 몇 권 읽지 못하고 멈추었다. 올해는 좀 다르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첫번째로 고른 책은 '황금 물고기'다. 대표작이라는 사실도 작용했지만, 그보다는 프랑스에서도 베스트셀러 1위라는 책 소개에 넘어갔다. 노벨문학상 받은 작가의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대중적인 책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에, 나도 무리없이 읽겠지, 라는 생각에 골랐다.

 

책을 받은 순간, 조금씩, 조금씩, 멈추지 않고 읽다보니 어느덧 토요일 저녁시간이었다. 이상했다. 기분이 오묘했다. 마치 황홀한 가을 노을을 보고 난 것 같은 기분에 나는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봤다.


뭔가 아름다운 선율을 들은 것 같고 투명한 장막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이상한 느낌, 여운, 그것에 나는 몸을 떨었다.

 

후. 이랬군. 이래서였군. 이래서 대단하다고 하는 거였군.

 

어릴 적에 인신매매되어 어딘가로 팔린 소녀, 그녀는 자신을 모른다.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른채 누군가의 소유로 살아간다.
그럼에도 자유를 갈망하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갈구하는 그녀.

세상은 그녀를 구속하려 했고 그때마다 그녀는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녀의 삶은 그렇게 떠돌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그럼에도 그녀는, 그 숱한 절망과 암울함 속에서도 고개를 숙이기는 커녕 그것을 정면으로 돌파하려 한다.

 


안되겠다. 글로 쓰려니 참 애매하다.


소설의 여운을, 특히 마지막에 내 온 몸을 떨게 만든 그 감동적인 어느 것을 내가 죽이는 것 같다. 그저 나는 감정에 충실하게 단순하게 할 말만 해야겠다.

 

올해 노벨문학상 덕분에 좋은 소설 읽었다,
'황금 물고기'는 과연 걸작이다,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이것만 쓰면 될 것 같다. 세줄이면 충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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