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에로틱한 잠재력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김경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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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석을 발견할 때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내 아내의 에로틱한 잠재력’을 보고 난 다음에 내 느낌이 그랬다. 수집광이 여자를 만나서, (크로아티아 속담에 의하면 운명적인 여자는 책 앞에서 만난다는 것이 있는데 수집광이 그렇다) 알콩달콩 잘 살아가다가 여자의 놀라운 ‘에로틱한 잠재력’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인데, 재밌다. 나는 말이다. 이 소설을 보는 동안 몇 번이나 소리를 질렀는지 모른다. 왜? 기가 막히니까!

염장을 툭툭 치는 것이 심상치 않은데, 왜 이리 추천하고 싶은지 모를 일. 어쨌든 사랑하면 더 비비라고 했다는데, 사랑하려면 ‘내 아내의 에로틱한 잠재력’에 푹 빠지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하려면, 이런 책이 필요하다. 염장에 불을 지르지 당연한 일이다. 이 책을 향해서 나는 당당히 엄지손가락을 세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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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놀라운 소설! 이거 보니 베르나르가 우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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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들, 자살하다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이화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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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소녀들은 뭔가 이상했다. 그 집안의 소녀들은 소문이 무성했다. 이뻐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소문은 무성했다. 한명이 자살했다. 이유는 모른다. 비밀 일기가 공개됐지만 그래도 이유는 모른다. 그리고 다 죽는다. 모든 소녀들의 자살. 그 집안 여자들, 왜 죽는 걸까?

나는 책을 정확하게, 그러면서도 그럴 듯 하게 포장해주는 책을 좋아한다. ‘처녀들, 자살하다’는 그 설명이 정확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과장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정말 그렇다. ‘호밀밭의 파수꾼’과 ‘데미안’의 뒤를 잇는 위대한 성장소설? 글쎄, ‘처녀들, 자살하다’가 재밌기는 하지만 그 정도까지 추켜세워야 하나?

‘처녀들, 자살하다’는 문제적인 성장소설이다. 그 무미건조한 시간, 미치도록 지루한 시간을 견뎌야 했던 소녀들. 이상한 소문들과의 만남, 그녀들을 탈출시키려던 소녀들. 그 모든 이야기는 재밌는데 뭔가 의심쩍다.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 걸까?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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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수녀는 성인인가 상인인가. 우상파괴자 히친스의 마더 테레사 비판.

이라는 문구에 봤다가..

악! 내 돈,


이라고 외치다가.....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봤는데, 확실히 다르다. 이 책만큼은 감히 강력추천한다는 말을 붙이고 싶다. 왜 그러는가 하면 강력한 내공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율! 전율! 


종교를 비판하는데 이렇게 날카로운 말로 무장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감히 반박할 수 있을까?(허무맹랑하게 '히친스의 망상'이라는 책을 내는 건 아니겠지?) 히친스는 그 반박이라고 할 것들까지 먼저 끄집어내서 완벽히 묵사발을 만들어버린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등 히친스는 ‘아작’을 내버린다. 허점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만큼 간결하고도 분명한 말들. 무자비하게 은근히 비꼬는 실력도 뛰어나다. 배우고 싶을 정도로 거의 완벽함!

종교가 사람을 어떻게 꼬득이고 어떻게 후려치는지를 알려준다. 파시즘 정권과 빌붙었던 그 행태들도 까발린다. 사람을 위한 종교라고? 신은 원래 존재했다? 후후후.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결국, 신은 인간이 만든 것이고 또한 누군가는 권력과 자본을 얻는다는 분명한 사실을 알게 되니,

종교의 종말. 자존심이 무참히 깨진 그들의 저주 때문에 히친스는 지옥에 갈지도 모르지만, 냉철한 그의 논리로 사람들은 이성을 회복할 것이다. 좋은 책을 봤다. 소중한 책을 건졌다. 신은 위대하지 않지만 히친스는 위대했다. 

“용이 진짜로 있어요?” 아이가 물었다. 나는 없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있었어요?” 나는 모든 증거가 그렇지 않다는 쪽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이라는 말이 있다는 건, 옛날에 틀림없이 용이 있었다는 얘기잖아요.”아이가 말했다.(p387)
........“아이야.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읽어보렴.”


'자비를 팔다'에 관해서는 이런 글을 썼다.

히친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갈 때, 나는 어느 책부터 봐야 할까 생각하다가 일단은 자극적인 ‘자비를 팔다’부터 보기로 했다. 그랬다가 왕실망. 1995년에 썼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2008년에 과연 돈 주고 사봤을지 자신할 수 없다. 그러니까 13년 주장에 귀를 기울어야 했다는 말이니, 아, 된장!

뭐 말이 좋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자비를 팔다’는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가 부족하다. 열렬히 테레사 수녀를 까대고 있는데 그 논거라는 것이, 어처구니없는 독재자들과 연관 - 종교 사업가 - 성금 등을 어디에 쓰는지 알려주지 않는 것 등인데, 생각해보니 그 부족함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근본적인 것이 없음!

테레사 수녀라는 개인을 비판하는데 머물러 거국(?)적인 것을 말하지 않고 있으니 이런 문제가 생겨버리고 말았다. 글은 무지 잘 쓰는 것 같은데 거의 가십 수준으로 떠든 꼴이다. 좀 성숙하지 못한 느낌?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보지 않고 이 글을 썼다면 아마 히친스라는 사람을 욕했겠지만 아니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에서 그는 경이로운 결정체였다. 생각해보니 그 단계에 오르기 훨씬 전에 보인 모습이 아닌가 싶은데, 결론적으로 1995년 어느 남자의 서투른 모습을 본 것 같다. 

악. 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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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믿다 - 2008년 제3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권여선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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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박민규에게 실망했었다. 나도 실망스럽다고 생각했던 건 최근에 봤던 모 소설집이었다. ‘카스테라’까지는 딱 좋았는데 그 다음 것은 가슴을 화끈하게 채워주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박민규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 사람이라면, 정말 그 남자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이 책을 보다가, 앞의 것을 보다가, 기분이 묘해서 뒤에 있는 박민규의 것을 봤다.

아아! 박민규. 낮잠!

너무 감동해서 책을 다 읽지도 않고 리뷰를 쓴다. 단지 박민규를 찬양하기 위해서!!!!!

이렇게 성숙해버렸나? 낮잠은 노년의 아름다운 사랑, 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한 상황에 처한 그와 그녀의 사랑이야기다. 요실금과 치매. 참 불운한데 박민규의 소설은 그것을 아기처럼 해맑게 말한다. 아아! 박민규!

소설을 보면서 이렇게 좋을 수가... 다른 소설에 대해서는 입 다물란다. 그냥 지금 같아서는 박민규의 소설을 보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아아! 박민규! 지금만큼은 당신을 칭찬하고 싶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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