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지는 하루와 마주하고 파!!!

중력 삐에로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0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5월

“하늘에서 하루가 떨어져 내렸다.” 우리말로 하자면 하늘에서 봄이 떨어져 내렸다..이니 정말 시적인 단어가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형인 이즈미가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이즈미를 시적이다 상상력이 뛰어나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아주 특이한? 어찌 보면 아주 평범한 두 형제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아버지…… 하루와 이즈미는 우애가 남다른 형제이지만 하루는 약간 특별한 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성적인 것에 남다른 혐오감을 가지고 있고 자기가 피카소가 죽은 날 태어났으므로 피카소의 환생이라고 믿고 있다. 이즈미는 말 그대로 착하고 다정한 형이다. 하지만 한번 일을 시작하면 혹은 관심을 보이면 끝을 봐야 하는 집요함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남아계신 아버지마저 암 투병 중이다. 하지만 이런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그들의 일상은 암울하다거나 비관적이지 않다. 참 밝은 소설이고 밝은 사람들이다.

이 두 형제가 그래피티 아트 그리고 방화 사건에 연루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느 날 동생 하루는 형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 곧 형의 건물에서 방화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알려준다. 동생의 말대로 회사에 방화사건이 일어나자 당황한 형에게 동생은 방화 사건 주변에 꼭 그래피티 아트가 있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 때부터 둘은 갑자기 방화범 잡기에 뛰어 들게 되는 것이다.

방화범 잡기에 뛰어든 두 형제를 보느라고 정신이 팔려 마지막 반전이 나왔을 즈음.. 아주 강함은 아니었지만 살짝 “흡” 하고 숨을 들이 쉬게 하는 반전이 있었다. 그리고 든 생각은 “ 그러게 지금 생각하니 이유도 안 나왔고 왜 그런지 의심해 볼만도 했는데 왜 전혀 의심을 안 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트릭에 당하고 나면 그런 생각이 드는 법이다.

방화사건에 너무나 관심을 보이고 집요하게 달라붙는 하루, 그리고 그를 따라 사건을 밝혀 내려고 하는 형 이즈미, 그리고 암 투병 중이면서도 사건에 관심을 보이고 뭔가를 눈치챈듯한 아버지, 그리고 하루가 이상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며 그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미모의 여인까지……

결론은 지금껏 보여지던 밝고 차분한 분위기에 비해 파격(?)적인 듯 했지만 꽤 마음에 든 결론이었다는 것…… 하지만 씁쓸한 마음에 안든 것은 아니었지만……왠지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비슷한 ‘공중그네’ 와 비교해 볼 때 참…… 다르다……중력을 잊어버린다……는 건 같지만……

난 두 작가 그래도 참 좋다. 접근 방법은 그리고 형식은 다르지만 두 사람 다 나를 웃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