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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골의 꿈 - 상 ㅣ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교고쿠도 시리즈 3번째 권…… 도대체 언제부터 나올 거라 나올 거라 했던지.. 기다림이 너무 길어져 거의 체념까지 갔을 즈음 그 때 떡 하니 나와주었다……바로 지른 것도 모자라 다른 책을 제치고 먼저 읽어 주었다.
이 책을 읽고 든 가장 큰 느낌은……진짜 누구 말대로 점점 어려워 지는군……책을 끝내는 시간이..예를 들어 우부메의 여름이 1시간이라면 망량의 상자는 두 시간 광골의 꿈은 4시간 정도 되려나? 방대한 지식.. 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종교적이고 교리적인 엄청나게 쏟아지는 이런 것들…… 휴.. 솔직히 읽는 데 힘이 들었다.
나는 책 첫 장을 폈을 때의 첫 줄을 그리고 첫 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 줄 첫 장이 좋으면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느낌이 온다..”아 이건 나랑 코드가 안 맞을 것 같아.” 그런데 그게 참 신기하게 백발 백중인 것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광골은 엄청나게 진짜 진짜 첫 줄과 첫 장이 마음에 들었다.
‘해명이 싫다……아득히 멀리 정신까지 아득해질 정도로 멀리에서 차례차례 밀어닥치는 한적하고 위협적인 굉음……………애초에 바다가 싫다……” 이 문장이 이 첫 장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줄거리는 이렇다. 줄거리를 말하려고 보니 그게 또 간단치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것을 구해준 지금의 남편과 살고 있지만 언제나 불안하다. 잃어버린 과거가 그녀를 매번 괴롭혀 온다. 그리고 그녀는 매번 자신이 해골이 되어 우물 속에 떠오르는 꿈을 꾼다. 과거의 기억이 조금씩 생각 나면서 더욱 혼란스럽게도 그녀는 자신의 기억이 아닌 타인의 기억이 자신에게 떠오른다는 것을 발견한다. 타인의 기억에 괴로워하던 그녀는 자신의 전남편이 죽었다는 것과 자신이 남편의 죽음에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정말 교고쿠도의 소설답게 그녀의 죽은 전남편이 그녀를 찾아 오면서 그녀는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때마침 그녀가 살고 있는 즈시 지방에서는 바닷가에 황금해골이 나타나 세간의 이목을 받는다.
이것이 줄거리다. 정말 써놓고 봤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멋진……괴기스러움과 일본정서 특유의 몽환적인 이 느낌…… 교고쿠도의 이런 느낌을 사랑한다 ㅋㅋㅋ
이런 큰 줄거리…… 그리고 정말 정말 너무 너무 궁금하게 만드는 그의 능력……
다 너무 좋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아.. 특히 종교적인 그것도 그리스도 적인 것과 일본 자체의 종교에 대한 교리적이고 심층적인 서술은 정말 지치게 만든다. 특히 목사와 정신과 의사 사이에 선문답과도 같은 종교 분석 장면에서는 열 장이 넘는 페이지를 읽으면서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었다;;; 창피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해를 다하고 읽으려면 정말 세월아 네 월아 될 거 같아 이해안되도 글자만이라고 읽고 넘어갔다. 그래도 무의식 중 머릿속에 저장되는 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며…참 그러고 보니 프로이트도 나와 주셨지… 그분에 대한 것도 참 어려웠다.
끝까지 읽어 갈 때쯤 지치고 힘들었지만 역시 다 읽고 나서는 다음 권 언제 나오나 하는 마음 뿐이다. 원서로 읽으신 분들 말에 따르면 점점 더 어려워 진다는데 겁도 나지만…… 망량의 상자가 너무 쇼킹했어 서 그런지.. 다분히 아주 다분히 종교적이고 내 생각으론 결론이 좀 평이했지만(망량이 너무 Q던가.. 너무도 쇼킹한 결말을 기대하고만 있었던 가보다) 그래도 역시 교고쿠도 라는 말이 나오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