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에게 물리다
오에 겐자부로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7년 1월
평점 :
절판


읽어가는 동안 몇번이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건 현란한 수사적 문장이나 날카로운 이질적 감성때문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내 앞의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이 소설은 한 인물 중심의 진행보다는 같은 주제와 연결점을 바탕으로 같은 사연을 가진 자들이 화자와 그가 아는 사람들의 연이은 관계로 등장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단연 <하마의 용사>는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좌파적군>에서 별볼일 없는 비중의 사람이었지만 엉뚱하게 배설물을 자연에게 손상을 안입히는 방법을 연구한 사람이다.

 대체적으로 이 소설의 인물들은 시련과 착오등으로 어려움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나름대로 극복하려는 자이다. 하마의 용사는 연관성없을 것 같은 우간다에서 하마를 근접관찰하려다 물리며 등장하는데..화자 즉 작가는 하마용사와 하마를 전치시켜 하마의 생태적 특성인 수풀을 뚫고 강의 범람을 방지하고 생태를 순환시키는 것에 희망의 단초를 발견하다.

하마의 용사의 어머니인 <마담 하마의 용사>의 만학을 회상하면서 작가는 지나가듯 <고독하게 시작한 만학의 동기를 진심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그녀의 가능성도 인정하지 않았다..>에서 사람에 대한 자세를 기본적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차츰 그 시대 이슈꺼리였던 <적군>들과 그와 상관없는 듯한 사람들에게 시선을 고정시킨다.

먼저 기동대원과 적군사이에 중재를 나섰던 남자의 죽음의 의미를 탐색하고 영화를 만들겠다 호언한 유진 야마네의 행적을 살핀다. 불행하게 죽음을 맞이한 다카짱의 생의 이면을 살피며 여행사를 차려 화려한 최후를 기획하며 자본주의적 세계에 충격적인 포퍼먼스를 준비한 다케짱도 소개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의료의 대안적 연구를 하고 있는 미쓰코 웨이크도 만난다. 특히 이 단락<산타크로스의 히로시마 주간>에서 나온 이문장은 가슴을 쳤다. <빨리 어른이 되어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요. 내일이라도 당장 서른 살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생각만 하고 있어요.>..원폭의 피해자측에서 나온 말이다.

위에 인물들은 예외없이 큰 상처와 장애, 고독, 무의미에 둘러쌓여 있다. 하지만 그들과 작가는 그들의 동기를 이해하려하고 가능성을 살핀다.  인물들 모두 되례 사회에서 지탄이나 불평등, 무관심과 극심한 고통에 처한 것에 관계없이 말이다.  오히려 그 상황에서 역으로 한가닥 희망을 줄기를 찾고 그것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려는 자들이다. 그런면 에서보면 그들은 모두 <용사>이다.

이 오에의 소설에서도 윌리엄 블레이크와 숲, 아프리카, 장애를 가진 아들이 늘 등장하는 재료로 등장하지만 오에는 자신부터해서 관계없을 같은 우간다의 청년까지 희망과 이겨냄을 발견하려 한다. 발견의 과정이 그의 삶에서 파생되서일까...사실 소설같지 않았다.

확실히 하마의용사는 또다른 작가의 형상일것이고..그가 보려는, 보고 있는 타인의 모습일것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비종교인들이지만 신앙적 네트워크 속성이 짙게 베워있어 <올바름>에 대한 생각을 골몰하지 않을수 없었다. 지난세월의 사람과 열정, 오류등을 남루함과 냉소로 내치지 않고 용사의 삶으로 그려내는 시선과 태도가 한없이 부럽고 감동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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