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보슬비 > ‘흑과 백, 점과 선’, 동양화 같은 사진들

마이클 케나의 사진은 보는 사람들에게 한 폭의 수묵담채, 즉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그는 이 동양화 같은 사진 속에 인간과 환경의 만남, 그리고 그 둘이 함께 어우러지며 남긴 섬세한 흔적을 담아낸다. 이것들은 곧 인간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는 이런 그의 주제의식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어떻게 주변 환경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이 땅에 우리가 남기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가 행한 일들의 자취를 찍고 싶고, 그런 행위들로 인해 남겨진 분위기를 사진에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사진으로 기록된 리얼리티는 다른 예술 작품들보다 역사를 가장 가깝게 표현한다.”

그는 디지털기기나 컴퓨터를 이용해 사진작업을 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런 기기들이 사진과 실제 이미지 사이의 연결고리를 훼손하기 때문이란다. 이처럼 그는 문명시대에 애써 까다로운 방법을 쓰면서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흑백의 풍경사진들을 찍어낸다. 그리고 그 사진으로 역사를 기록한다.

특이한 점은 그가 이미지들을 때로는 과감히 생략하고 때로는 살짝만 드러내 보이면서 만들어내는, 단순하면서도 어슴푸레한 작품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각기 다른 흑과 백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같은 표현방식으로 창조된 작품들이 보는 사람들마다 밝은 분위기로도, 어두운 분위기로도 제각각 다르게 다가간다는 것.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최근작인 일본 홋카이도의 아기자기한 겨울풍경시리즈와 초기작품인 북잉글랜드의 잿빛 하늘과 어우러진 발전소시리즈가 함께 소개된다. 홋카이도 풍경은 한층 더 절제된 서정성을 보여주고 있고 발전소의 모습들은 강렬한 위협 가운데 짙은 여운을 던져주고 있다.


 

 

하얀 숲(White Copse,Wakkanai,Hokkaido,Japan,2004)

 

랫클리프 발전소(Ratcliffe PowerStation,Study54,Nottinghamshire,England,2000)

 

나무 열 그루(Ten Trees,Peterhof,Russia,1999)

 

언덕 위 나무(Hilltop Trees,Teshikaga,Hokkaido,Japan,2004)

 

랫클리프 발전소 2(Ratcliffe PowerStation, England,1987)

 

7개의 막대(Seven posts in Snow,Rumoi,Hokkaido,Japan,2004)

 

8각형 웅덩이(Octagonal Basin,Sceaux,France,1996)

 

밤 그림자(Night Shadow,St.Malo,France,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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