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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하일지 지음 / 민음사 / 1999년 7월
평점 :
품절
까마귀도 까치도 아닌 거다란 새가 계속 따라다닌다. 무슨 새일까? 이새는 주인공이 처음보는 새이고 주인공을 그림자처럼 미행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일지의 이번 소설은 다른 작품<경마장 가는길>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등보다 환타지적인 요소가 강하게 녹아든 경우이다.
결코 길한 징조가 아닌 새에게 쫒기는 이 남자의 행보와 그리고 도대체 어딘지 구분이 안가는 공간과 시간의 나열은 독자로 하여금 이 소설의 말하고자 하는 봐와 공간의 대한 궁금증을 일게 한다.
하지만 의외로 작가가 말하는 봐는 간단하고 직설적이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실직과 그리고 빚을 안고 가는 주인공의 여정은 환타지를 통해 행복했던 과거를 만인들의 공유한 환타지속으로 걸어가게 한다. 이런 환타지는 단순한 이야기 구성과 주제도출에 있어 이 책을 장편으로 만드는 역활도 했지만 좋았던 시간과 공간의 회상과 지루하고 단순한 주제를 다르게 포장할수 있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마치 귀향해서 받는 환상적인 생활은 이 한국의 경제적 쇠락과 서울이란 모든 자본과 욕망의 집결지로써 패해가 있기전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여쁜 아내와 자식, 그리고 단란한 가정과 누구보다도 주의의 기대와 관심을 받는 장면은 사회에서 쓰러지기전의 남자의 모습이기도 하고 IMF란 거다란 사건과도 반대각이 있는 모습이다.
공간의 혼란스러움은 어지러운 사회상의 한 단면으로 보았다. 카프카의 변신처럼 주인공남자가 새가 되는 모습에서 절망을 극도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이 든다. 한편 새가 된 사람이 소설의 처음으로 다시돌아가는 듯한 장면은 시지프스의 변형된 형태로 절망그리는 것이 연상된다. 하지만 한편으론 어쩌면...이란 예외라는 것을 생각할수 도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수없이 거쳐간 노숙자와 이름없이 전락하는 사람들의 과정을 밝고 있는 사람이지만 고발자와 경험자일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만나는 사람들..부모가 없는 아이들과 돈을 은행에 저축하지만 그 모든것이 허사인 소설의 잔가지 이야기들은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주제의식과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
이 소설이 IMF의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요즘 현실이 그전보다 더 고단한 것이기에 이 음울하고 갈피못잡는 주인공의 소설적공간과 길잃음을 보고있으면 막막함이 사뭇친다.
이 소설은 바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