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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인을 기다리며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들녘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쓴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허나 이 소설이 쓰여진 것은 긴 시간의 강을 건널 만큼 오래전에 쓰인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보면 작가가 얼만큼 제국이 야만이라 불리는 것에 가하는 폭력을 역사를 관통하는 시각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주목할 점은 주인공이 영웅이 아니라 제국의 관리직이라는 점이고 주인공 역시 나약하고 인간적인 약점을 무수히 들어내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제국의 특성인 확장과 이 과정에서 상대를 규정짓는 행위 그리고 침략과 폭력 이 모든것을 합리화하는 혼란과 권력의 속성을 작가는 담담하지만 깊이 짚어낸다.
주인공이 야만인을 죽이려는 군인을 말리는 장면에서는 마음에 강한것이 두드리는 기분이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해 무수한 민간인이 죽는 상황임에도 무수한 합리화가 뻔뻔하게 자행되는 현실을 생각해 봤다. 어쩔수 없는 일이다. 마음은 꺼림직 하다.라는 얄팍하고 가증스런 핑계로 폭력을 도우는 행위가 사회전반의 분위기라는게 개인의 착각이면 차라리 좋겠다.
이 모든 폭력의 행위를 반대하고 나서는 기준은 무얼까..?
작가는 인간내면의 그 무엇을 말하지만 분명하게 말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고스란히 독자에게 질문이 전가된다.
읽고있는 내내 나는, 그리고 앞으로 읽을 독자는 이런 부조리하고 잘못된 것에 나는 어떻게 살아오고 있으며 어떻게 할것인가는 물론이고 이런것을 반대할 잣대와 기준에 대해서도 답을 궁리하게 된다.
소설자체로는 따분한 감이 없지 않지만...오히려 이런 따분함이 현실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