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김병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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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한 글을 읽는 다는 것은 안심도 되는 일이지만 일단 수긍을 하면 복잡해 진다.  계속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고서점 여자>는 그래서 어느 중고서점에 가도 있는, 읽지 않은 한때 유행된 소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누구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나만 모르는 것 같은.. 

아직 잘은 모르지만 사람의 삶속에는 자신과 동일한 무게 혹은 더 무거운 상처와 필연의 성질을 띠고 있는 <그러함>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분명 있는데 전작 자신은 모르거나 아니면 알아도 어찌못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사람은 한평생 그것을 극복하기를 원하면서도 그안에서 벗어나기를 전작 원하지도 않는다. 이런 모순은 살아가면서 행복보다는 갈등과 회한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 같다..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만의 세계속에, 자신을 위로할수 있는 그 작은 방안에서 오로지 자신의 목소리가 계속 공명하는 순진한 세계를 꿈꾸고 있는 모르겠다.  

소설속의 여자처럼 사람들의 흔적을 그리워하는 방식, 대하는 방식은 결국 자신의 필연성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다림질같은 행위로 나타난다. 거친세상과 조우하는 방법이 그들이 읽었던,손때가 붙은 헌책을 만지는 것처럼... 이런 것조차 간신히 이루어지고 현실에서 <그만하자>하면...정처없이 삶이 흘러가버리고 주위가 한산해 지면 다시 주머니에서 남은 것을 자신의 공간에서 끄내놓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 것은 나도 아마 늙고 그러면 골목귀퉁이에 햇빛을 받으며 앉아 있겠거니 하는 것이다....  

이것과 재미있게 쌍을 이루다고 생각되는 것은 <황사에 바치다>이다.  

소설과 영화에서도 비행기와 공항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그것은 삶을 떠남을 아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외국으로 가는 것은..그러니까 죽는것이다. 

남자주인공이 사법고시에 계속해서 낙마를 하고 사막의 그황량함에서 여인의 목소리로 위로를 받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시 비행기를 타는 것은 남자의 일생을 잘 압축해 놓았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저마다 <성공>의 목표를 정하고 세상에 달려들다 고배의 고배를 마신후 생각지도 못한 삶의 위로를 받다 맥없이 다른세상으로 떠나는 모습은 더이상 타인의 모습이 아닌 것이다.  그런 삶속에 불타는 사랑의 위치는 어느정도인지...돌이켜보면 음식메뉴 고르는 것 정도의 선택권으로 자신을 위로하면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태평양>이란 중편소설은 재미있는 소설이다. 주인공이 <대협>이란 걸출한 이름에 맞지 않게 소박하다 생각할지라도..그아닌 사람들의 살이를 생각할수 있음에 좋았다. 

다른분들의 리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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