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의 맛>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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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맛 - 시에 담긴 음식, 음식에 담긴 마음
소래섭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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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107p <선우사膳友辭>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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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自炊) 시절, 혼자 밥 먹는 날이 많았다. 퇴근 후 밥하기가 고단해 비빔국수 한 그릇, 김밥 두어줄 사들고 들어가기도 했다.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위한 디브이디가 있다는 소릴 하며, 자취생2와 나는 마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어느 날 자취생3 집에 놀러갔다가, 오이피클 병이 너무 많아서 속으로 놀란 적이 있다. 자취생4는 밥상 한쪽에 한길그레이트북을 펴놓고 천천히 읽어가며 먹는다고 했다.
세월이 흘러 자취생들에게도 하나둘 食口가 생겨나고, 또 어떤 이는 귀향하여 옛 食口와 함께 밥을 먹는 나날들, <백석의 맛>을 읽으며 쓸쓸하고 짠하던 시절을 떠올린다. 낡은 나조반에 앉아 홀로 저녁을 먹으면서도, 흰밥과 가재미가 있어 정답다는 시인의 마음을 이불처럼 덮는다. 우리는 사무치게 쓸쓸해보기도 했고, 속 깊은 정다움도 가득 느껴보았다.
그 시절, 봄나물을 무쳐주었던 벗이 있었음을 떠올린다. 들깨기름에 볶은 고소한 깻잎순 맛을 잊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