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이유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치명적 이유》

 


 

사랑해 마지않는 캐릭터 ‘존 리버스’의 6번째 시리즈가 발표되었다. 우리나라에 소개가 늦어져서 그렇지 이 시리즈가 탄생된 지 벌써 30주년이 되었고, 이 작품은 1994년에 발표되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30주년을 기념한 스페셜에디션이 출간되고 리버스의 이름을 단 위스키까지 나왔다고 하니 자국민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는지 알만하다. 그래서 작품을 접할 때 마다 그렇지만 많이 부럽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받는 시리즈와 작가가 있는지 생각해 보면.

 

페스티벌로 달뜬 에든버러의 지하도 ‘메리 킹즈 클로즈’ 옛 푸줏간 자리에서 온 몸 6군데에 총을 쏘아 죽이는 ‘식스팩’이라는 형벌로 죽은 남자가 발견된다. 단서는 시신에 남아있는 문신sas 와 피해자가 바닥에 남긴 Nemo라는 단어. 존 리버스는 이 두 가지 단서를 가지고 수사에 돌입, 곧 스크틀랜드 수사반 SCS에 차출된다. 여기서부터 소설은 이 이야기와는 다른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지를 치기 시작한다. 나라에서 가장 거칠고 위험한 동네 가르-비에서 청소년들이 대립적인 갱을 만들어 전쟁을 벌이는 것 같은 양상, SCS에서 수사 중인 테러와 관련 있어 보이는 무기 밀수범죄 등과 이와 관련된 인물들이 등장한다. 수사도중 희생자의 아버지가 암흑의 제왕 ‘빅 제르 캐퍼티’ 임이 밝혀지고 리버스는 그에게까지 협박받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연쇄살인의 징후. 사건을 조사하면 할수록 위험에 노출되는 주인공, 그리고 얼스터 저항군, 붉은 손 특공대, IRA, UDA, 로열리스트, 소드 앤 쉴드 등 다양한 테러 무장 단체의 등장으로 소설은 점점 더 무시무시한 상상과 추측을 부추긴다. 그리고 작가 ‘이언 랜킨’은 이 많은 이야기들을 결국 하나로 묶어 내고야 만다. 주인공은 테러의 위험에서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게 될 것인가.

 

《치명적 이유》는 94년에 출간되었지만 담긴 이야기는 전혀 낯설지가 않다. 종교문제에서 비롯된 무장투쟁은 여전히 지구를 들썩이게 하고 있으니. ‘스코틀랜드의 파벌주의와 교파분열’을 주제로 삼은 이번 작품에는 온갖 종교무장단체가 출연한다. 역사적 배경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조금 힘들다. 작품을 읽으면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파벌, 단체들의 명칭과 배경을 검색해가면서 읽느라 소설의 흐름을 놓치기를 여러 번, 뒤로 돌아가 다시 읽은 적이 몇 번인지 모른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읽기 전에 ‘북아일랜드 분쟁’ 에 관한 역사를 대략적으로라도 공부하고 읽으면 훨씬 읽기가 쉬울 것 같다.

 

<참고1: 다음백과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24XXXXX58378>

<참고2: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mirejet/220170566798>

 

내용을 대략 읽어보면 알겠지만 처음 시작은 종교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정치적, 지정학적, 사회적인 이유가 입혀지면서 종교문제는 다양한 색채를 띠게 되었다. 결국은 종교 분쟁으로 보이는 이익집단들의 시민을 향한 대 테러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누군가의 이익, 어느 단체의 이익을 위한 선동으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이 과연 그저 ‘종교’의 문제인걸까? 스스로의 목숨까지 내던지는 것이.

 

흥미로운 소재로 가볍게(?) 시작한 소설이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을 줄 어찌 알았으랴.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만 쓴 작가라면 몇 십 년 동안 사랑받지 못했으리라. 시대와 사람과 정치와 권력, 부조리를 꿰 뚫어본 작가이기에, 그런 문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여 결국에는 사건을 해결하는 ‘존 리버스’였기에 그런 큰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우리에게도 이런 캐릭터와 작가가 나타나주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존 리버스 시리즈도 꾸준히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아! 그리고 존리버스를 상징하는 치명적인 ‘아재개그’는 여전했지만 이야기의 무게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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