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우 - 비밀을 삼킨 여인
피오나 바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위도우》




세 살 배기 아이 '벨라 엘리엇'의 유괴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남편 '글렌'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벨라 유괴 사건'이 일어난 2006년 당시 그는 강력한 용의자였지만 경찰의 함정 수사 때문에 사건이 기각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러나 경찰과 언론은 여전히 그가 벨라를 유괴 살인한 범인이라고 단정 짓고 그의 아내인 '진'이 이제 진실을 밝혀 주기를 독촉하고 있다. 어쩌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건은 사람들에게 잊히고 있었을 테지만 용의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었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등장인물은 글렌의 아내인 미망인 '진'과 그녀를 단독 취재해 특종을 잡기위해 접근한 베테랑 기자 '케이트', 벨라 사건의 책임자였던 경찰 '스파크스' 다. 소설의 현재 시점은 2010년, 사건이 일어난 시점은 2006년. 소설은 이 두 시점을 오가며 등장인물들 각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소설을 구성하는 큰 틀은 '과연 글렌이 범인인가', '아내 진은 비밀을 알고 있나' 의 미스터리와 이 사건이 언론과 대중을 통해 소모되고 부풀려지는 과정 속에 드러나는 부조리와 천박함이다. 소설은 정말 독자의 판단을 교란하는 '밑밥' 천지다. 소설의 시작 부분에 '진'은 남편이 죽어버려 속이 시원하고 그의 '허튼짓거리'를 견디지 않아도 되어 너무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설 뒷부분에선 오히려 그녀가 싸이코패스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기며 이러다 혹시 작가한테 뒤통수 맞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글렌 부분도 마찬가지다. 소설 앞부분에선 강박증에 아내를 소유하고 통제하려드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뒷부분으로 가면 혹시 피해자가 아닌지, 진짜 범인은 따로 있거나 아내가 범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그러니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누가 범인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가해자가 누구인지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게 만들며 독자를 아슬아슬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이 '불안함'이 바로 소설을 끝까지 견인하는 힘이다.


또 하나. 뒤뜰에서 놀던 세 살배기 아이가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순식간에 사건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다. 당연한 수순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려는 엉뚱한 제보들이 넘쳐나고 경찰은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한 체 헛걸음만 치고 있다. 이를 틈타 특종을 낚으려는 기자들은 자극적인 기사들로 피해자든 제보자든 가리지 않고 소비하기 시작한다. 사건이후 강력한 용의자인 남편 글렌이 사망할 때까지 4년간 그들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경찰의 무리한 함정 수사로 아예 기소가 취소되는 지경에 이르고 진짜 가해자인지도 확정 되지 않은 시간동안 글렌과 진은 사회와 언론에 까발려져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아이의 엄마는 이제 피해자인지 언론의 꼭두각시인지조차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사건이 어느 정도 잊힐 만 하게 되자 남편이 사망하고 이 사건은 또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아내에게 접근한 베테랑 기자 케이트. 과연 그녀는 미망인 '진'에게서 진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이리저리 줄타기를 하듯 소설은 독자를 놀리고 있는 듯 했다. '어때, 얘가 범인일까?', '가해자, 피해자는 과연 누구일 것 같아?' '워 워, 아직 속단하긴 일러' 약 올리듯 타이르듯 작가는 독자를 어느 샌가 결말로 데려다 놓는다. 정말 조마조마하게 읽었던 얼마 안 되는 소설이었다. 재미도 있었고 긴장감도 있었다. 결말이 충격적이라기보다 결말로 향해가는 그 과정이, 그 아슬아슬함이 참 좋았다. 심리 스릴러의 매력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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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6-07-19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요약을 잘해 주셔서 더 기대가
됩니다.
구매 리스트에 올려봅니다 ^^

어릿광대의노래 2016-07-20 00:12   좋아요 0 | UR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와의 밀당 즐기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