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이스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2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랙 아이스》



 

 

《유골의 도시》와《파기환송》를 통해 알게 된 작가 ‘마이클 코넬리’. 그가 창조한 매력적인 캐릭터인 살인전담반 형사 ‘해리 보슈’ 에 매료되어 시리즈를 다 읽는 것을 목표로 도전 중인데 직전에 시리즈의 첫 작품인 《블랙 에코》를 읽었고, 이번에 손에 든 작품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1993년에 발표된 《블랙 아이스》다.

 

‘블랙 아이스’ 는 과거 하와이에서 제조되어 판매되던 것이 장소를 옮겨 멕시코에서 만들어져 각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는 ‘21세기의 신종 마약’을 말하기도 하고, 얇은 얼음막이 도로를 덮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블랙 아이스’ 현상 과 함께 이중의 의미를 담고 있는 소설의 주요 소재다.

 

이번 작품의 주요 배경은 앞서 말한 것처럼 마약이 제조되는 ‘멕시코’다. 주인공인 ‘해리 보슈’는 모텔에서 총으로 머리를 쏴 자살한 경찰 ‘무어’의 사건을 조사하다 무어가 마지막으로 조사하던 마약사건과 관련성을 찾아 멕시코로 달려간다. 물론 그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많은 동료들의 눈총을 받으며.

 

경찰의 모양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빈 어빙’ 부국장은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해리 보슈를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그의 직속상관은 해리 보슈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인데다 무어 사건엔 얼쩡거리지 못하도록 구타당해 사망한 신원미상의 남자 ‘후안도우 67번’의 사건을 맡기는데 이 사건이 무어의 사건과도 연관이 있을 줄이야.

 

그는 신원 미상의 남자와 무어의 사건이 연관 돼 있음을 알고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달려가 비밀리에 수사를 시작한다. 이 작품의 백미는 바로 ‘투우 경기’다. 이 모든 사건의 배경에 멕시칼리 지역의 교황으로 불리는 ‘움베르또 소릴료’ 가 관련돼 있음을 직감하고 그가 경영하는 ‘황소목장’을 감시하기 위하여 멕시코 주립 경찰관과 마약단속국의 요원들과 함께 작전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자세히 묘사된 투우 경기는 실제 눈앞에서 벌어지는 듯 생동감 있는 묘사가 압권이다.

 

게다가 비밀리에 진행하는 작전에 마약 조직이나 이들과 결탁한 부패 경찰, 정치권의 끄나풀이 어디까지 침투해 있을지 모르니 누구를 믿고 누구를 조심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의 스릴은 가히 압권이었다. 그리고 밝혀지는 무어 형사 유서의 비밀과 이와 얽힌 반전은 소설의 백미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밝혀지는 형사의 출생의 비밀까지.

 

또 하나 소설의 재미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해리 보슈의 애정 라인. 이번엔 무어의 전 부인 ‘실비아’와 야릇한 감정 선이 이어지고 법의국장 서리인 코라존 박사와의 관계도 그의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로 등장하며, 경찰권력 내부의 권력투쟁도 중요한 요소로 그려진다. 그들의 싸움은 사건 수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이치기도 하니까. 이번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정말 블록버스터 급이 아닐까 할 정도로 스케일이 컸던 것 같다.

 

유전자를 조작한 파리로 같은 종을 박멸하는 농법과 이를 시행하는 국책 기업, 법보다 위에 있는 거대한 마약조직, 이들과 결탁하여 일신의 영달을 꽤하는 부패한 경찰과 국가 권력, 그 속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일하는 소시민들. 코넬리는 몇 건의 살인 사건에 이 모든 이야기들을 녹여내는 정말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단 하나의 단서와 대화도 그냥 허투루 쓰지 않는 그의 치밀함에 그저 놀랄 뿐이다. 캐릭터는 어떤가! 소설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도 심지어 이름 없는 희생자까지도 살아있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왜 이제야 이 작가를 알게 되었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다른 작품들도 너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