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에코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블랙 에코》



 

마이클 코넬리 는《유골의 도시》와《파기환송》을 접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시리즈를 다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을 꾸준히 발표한 작가이다. 그가 창조한 대표적인 캐릭터가 바로 살인전담반 형사 ‘해리 보슈’ 로《블랙 에코》는 해리보슈를 세상에 내보인 첫 작품으로 1992년에 발표되었다.

 

‘해리 보슈’는 20여 년 전 베트남에 파병되었는데 베트콩의 주 이동로인 땅굴에 폭탄을 설치하여 파괴하는 역할을 한 군인인 ‘땅굴 쥐’였다. 소설 속 해리보슈는 마흔 살로 그 때의 악몽을 그대로 간직하여 불면증으로 고통 받는 외로운 남자로 그려진다. 그의 이런 면은 소설 속에서 바에 혼자 등을 보이고 앉아 그림자를 향해 얼굴을 돌리고 있는 남자를 그린 호퍼의<나이트호크>복제화로 상징된다.

 

그는 제대 후 순찰경관에서 형사로 이후 본청 강력계 엘리트 형사로 8년을 근무하며 실력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는데 ‘인형사’ 사건에서 생긴 문제로 헐리우드 경찰서로 살인전담반으로 좌천되었다. 뛰어난 실력과는 달리 그는 경찰조직에 속하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멀홀랜드 댐 근처 굴 안에 사람이 죽어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해리 보슈는 희생자가 마약사고로 죽은 것으로 포장된 살인사건이란 것을 알아차리고 수사를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희생자가 과거 자신과 함께 베트남에 있었던 땅굴쥐 ‘메도우스’ 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가 ‘안전금고 도난사고’ 용의자임을 알게 된다. 도난사고를 담당하는 FBI를 찾아가 협조를 요구하지만 오히려 자신도 용의 선상에 올랐음을 알게 되고 이를 계기로 안 그래도 미운 털 박힌 내사과의 ‘어빈 어빙’ 차장의 지시로 루이스와 클락이 그의 뒤를 은밀하게 미행한다.

 

그는 결국 FBI의 존 루크, 위시 요원과 함께 공조수사를 하게 되고 위시 요원과는 특별한 관계가 된다. 작가는 위시요원과의 러브라인과 땅굴쥐 메도우스를 통해 해리보슈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고, 내사과의 미행으로 경찰 조직에 흡수되지 못하는 주인공의 갈등과 경찰 내부의 정치 게임을 비중 있게 표현하고 있다.

 

해리 보슈는 작은 단서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그동안의 활동으로 알게 된 경찰 조직 내의 컴퓨터 전문가, 이민국 직원, 신문사 기자 등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추적한다. 자신의 파트너인 ‘제리 에드거’는 사건보다는 부업인 부동산 중개업에 더욱 치중하는 인물이고, 직속 상관조차도 그에게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는 철저하게 이방인인 것이다.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는 그는 ‘메도우스’ 가 함께 땅굴을 파 안전금고를 털었던 공범들을 찾아내고 그들이 이 일을 벌인 진짜 이유를 밝혀낸다. 작가는 소설 곳곳에 복선과 단서를 심어 두었고 해리 보슈는 이를 하나로 모아 빠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소설은 해리보슈의 행적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함께 거대한 이야기에 동참하게 되고 작은 단서, 그저 일반적인 대화까지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소설의 결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반적으로 2권의 분량인 소설은 5월 20일에서 사건이 해결되는 28일까지 총 9일간, 총 9부의 이야기를 1권에 담고 있는데 베트남에서 촉발된 사건의 불씨는 20여년이 지나 불이 붙었고 완전범죄로 끝날 뻔 했던 금고 도난사건이 메도우스 살인 사건으로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마지막 3일간의 이야기는 드디어 흩어져 있던 단서들이 뚜렷한 형체를 형성하여 거대한 강물처럼 거침없이 전개된다. 그리고 소설 중간 중간에 단서와 함께 풀어놓았던 모든 의문들을 말끔하게 정리된다.

 

소설이라 그럴까, 아님 해리 보슈이기 때문에 그럴까. 다 읽고 나서 보니 이런 거대한 비리와 비밀을 담은 사건이 거의 1주일 만에 해결이 되어 있었다. 내가 이 무거운 소설을 가방에 넣어 들고 다니면서 짬짬이 읽은 시간도 그 정도 될 거 같은데. 거기다 작가는 친절하게도 왜 해리 보슈는 재즈만 듣는지에 대한 내 의문에 대답까지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참으로 치밀한 작가가 아닐 수 없다. 베트남 땅굴 거대한 어둠 앞에서 들리던 어둠의 메아리. 그 어둠을 이렇게 여러 가지 사건으로 엮고 반전으로 독자를 들었다 놨다하는 작가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