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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첩 ㅣ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검은 수첩》

《매듭과 십자가》《숨바꼭질》《이빨자국》《스트립 잭》에 이은 ‘이안 랜킨’의 존리버스 시리즈 《검은 수첩》. ‘스트립잭’을 제외하고 실시간으로 다 읽고 있는 유일한 시리즈다. 이번 작품의 특징이라면 ‘작가의 말’ 에서 이언 랜킨이 밝힌 경제적 글쓰기가 아닌가 한다. 이는 ‘스토리에 특정 캐릭터가 필요하고 그 캐릭터가 지난 작품에 등장한 경우 새 인물을 창조하는 것보다 그들을 다시 불러내 쓰는’ 것을 말한다.
시각 장애인 ‘매튜 밴더하이드’나 ‘잭 모튼’ 경위가 다시 등장하여 활약을 보여주고, 동생 마이클이 그의 인생에 다시 등장하며, ‘이빨자국’에서 등장했던 빅제르라 불리는 캐퍼티도 악역으로 등장해 존 리버스와 대립각을 세운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새로 등장하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 바로 ‘쇼반 클락’이다. 그녀는 소설 초반 다쳐서 병원에 입원한 홈스를 대신해 존 리버스와 파트너가 되어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 낸다.
소설은 남성 두 명이 시신을 바다에 유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정육점 앞에서 누군가 칼에 찔리는 큰 비중이 없어 보이는 일상적인(?) 사건이 일어나며 전개 된다. 그러는 중 리버스의 인생에 살짝 엇박자가 나기 시작하는데 애인의 집에서도 쫓겨나고 동생 마이클이 등장해 대학생들에게 세놓았던 자신의 아파트에서 그들과 함께 살게 된다. 게다가 파트너인 홈스가 어떤 이유에선지 피격당해 혼수상태로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된다.
리버스는 앞서 말한 사건과 빅제르를 잡기 위한 공정거래원의 작전인 ‘Money bags' 사건을 함께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앨리스터 플라워‘와의 대립으로 경찰 내부의 정치적 상황도 중요하게 이어진다. 홈스가 없는 공간을 ’쇼반 클락‘ 경장이 메워주는데 그녀가 가진 비상한 기억력 덕분에 리버스는 많은 도움을 받는다.
‘검은 수첩’은 홈스가 몰래 조사하던 사건이 암호로 적혀있던 수첩이다. 피격당한 이유가 수첩에 적혀있던 내용에 관련된 것이라 직감한 리버스는 이 내용이 5년 전에 발생한 에든버러 센트럴 호텔의 화제사건과 연관됨을 알게 되고 홀로 조사를 해나가는데 거기에 빅제르 캐퍼티가 엮여 있음을 발견하고 조사의 범위를 넓혀가지만 그가 위험을 대비해 몰래 준비했던 ‘것’이 문제가 되면서 정직되고 만다.
전에 읽었던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여러 사건이 일어나 하나의 사건으로 귀결되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잔인하고 지능적인 범죄자, 다양한 방법으로 리버스의 목숨을 위협하는 범인. 그의 인생이 다시 끼어든 과거의 사람들, 경찰 내 파워게임 등을 하나로 묶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정말로 대단하다. 특히 이번엔 한국에선 ‘아재 게그’라 불리는 언어유희가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데 이를 찾아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가 될 것이다.
자국에선 아주 오래 된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소개 되니 무척이나 즐겁다. 마치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듯이 사실감이 느껴지는 캐릭터. 독자와 함께 늙어가고 생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하는 그들의 삶을 함께 느끼는 것이 아주 오래 계속되기를 바라고, 다음 나올 시리즈가 정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