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고양이의 101가지 공통점
홍희선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나와 내 고양이의 101가지 공통점》




나는 고양이 4마리의 집사이자 가족이다. 인간 둘과 고양이 넷. 우리는 이렇게 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다. 함께 사는 고양이는 모두 길에서 왔고 내가 의도해서 데리고(모시고) 온 경우는 단 하나도 없이 모두 이 고양이들에게 간택당해 반 강제로 함께 살게 되었다.

요즘은 일명 ‘고양이 집사’가 많아져서 고양이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지만 아직도 ‘고양이는 요물이다’, ‘주인을 못 알아본다’, ‘해코지 하면 복수 한다’ 등의 말을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일일이 대답을 하긴 하지만 나의 의견에 딱히 귀 기울이지는 않는 것 같다.


고양이는 혼자서도 잘 놀고 독립적이라 흔히들 말하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다정하고 사랑표현에 적극적인 경우도 많다. 퇴근했다 집에 돌아오면 자다가도 일어나 현관으로 달려 나오고 자기 기분이 좋으면 뽀뽀에 스킨 쉽이 얼마나 뜨거운(?)지 아는 사람만 알거다. 그리고 외로울 땐 굉장히 외롭다. 외로움이 깊어지면 우울증이 오기도 하고 하루 종일 잠만 자기도 한다.


14살이 된 우리 첫째는 7~8살이 되었을 때 갱년기가 왔다. 물론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나 또한 고양이 집사가 처음이라 고양이의 일생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그럴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미처 알지 못하고 그저 잠이 많아졌거니 그냥 내버려 둔 것이 못내 가슴 아프다. 그 고양이가 지금은 14살. 회춘해서 잘 살고 있다.


책을 읽고 사진을 보다 보니 작가 또한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 같아 굉장히 반가울 때가 많았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 집은 온통 고양이털로 가득한 채 청결은 그냥 포기하고 사는 데 작가는 오히려 더 깔끔해 졌다는 것과 1마리를 입양하다 2마리가 된 작가와 다르게 난 4마리가 되었다는 것 정도? 물론 작가 또한 몇 마리가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역시 고양이만큼 집사들도 많이 다른 것 같다.


주인과 소유물, 명령과 복종, 사육 이런 말들과 고양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고양이는 함께 살고 동등한 존재로 존재한다. 복종하지 않는 고양이를 보고 명령하면 복종하는 개보다 영악하다고 말하는 것은 ‘틀린’ 말이다. 서로 원하고, 서로 노력하고, 서로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고양이는 친밀하고 내밀한 사이가 되고 갖가지 감정을 교감하는 깊은 관계가 된다.


이 책 속에는 이러한 과정과 일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색하고 관망하고 묘생의 여유를 아는 고양이와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깨달으며 때로는 고민하는 작가의 일상과 사색, 사랑스러운 사진들이 가득하다. 굳이 인간과 고양이의 공통점 101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많은 일상들이, 손꼽을 만큼 멋지고 깊은 관계들의 면면이 드러나 있다.


아마 집사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책이고, 고양이에게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도 참으로 좋을 책이다. 고양이 습성과 일생에 관한 책도 좋지만 ‘감정’, ‘교감’에 중점을 둔 이런 책도 고양이를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소장용으로도 정말 멋진 책이 될 것이다. 여러모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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