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 본격 애묘 개그 만화
강아 글.그림 / 북폴리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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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선명한 다홍색과 노르스름한 냐옹이의 완벽한 조화! 풍성한 털과 토실한 뱃살, 핑크빛 찹쌀떡과 코, 지그시 감은 두 눈, 양옆으로 흩날리는 털!


바야흐로 봄. 봄엔 벗꽃도 흩날리지만 고양이 털 들도 흩날리는 시기랍니다. 저희 부부에겐 함께 사는 고양이 4마리와 한 다리 건너 돌보는 고양이 1마리, 그리고 두 군데 밥 주면서 살피는 길 냥이들이 있어요. 춥고 추웠던 겨울이 지나 살아남은 고양이들은 아깽이라 부르는 새끼고양이를 낳기도 하고 겨우내 빡빡하게 뒤 덮었던 털을 새털로 바뀌는 털갈이를 합니다.


이 책의 작가 '강아'는 '초승달'이라는 6살난 아재 고양이의 집사입니다. 길에서 아픈 아깽이를 ‘냥줍’해서 함께 살게 되었다고 해요. 동생(브로콜리)과 함께 총 3식구죠. 이 만화는 고양이를 키워본, 함께 살아본 사람이라면 100퍼센트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만화입니다. 정말 리얼하고도 리얼하죠. 고양이와 함께 사는 ‘퐌타스틱’함의 정수만을 그렸다고나 할까요? 정말, 정말 그래요.


고양이를 키우기 전엔 정말 고양이를 '키운다'라고 생각하죠. 뭔가 도도하고 까칠한 매력을 가진, 깔끔하고 시크한 고양이를 상상하고 데려오겠죠. 그러나 곧 인간은 '집사'가 되어 고양이를 '모시게'되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고, 마치 고양이가 나를 길들이고 사육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 속에 빠지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이 만화의 주인공인 '승달'이는 6살 된 수컷이며 아재이자 인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집사 길들이기의 달인이자 8kg이 넘는 거구를 자랑하며, 뿜어도 뿜어도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털 뿜'을 시전 중입니다. 네, 저에게도 이런 정말 꼭 이런 고양이가 한 놈 있습니다. 단지 암컷이란 것만 다를 뿐.


실은 전 이 만화를 페이스북으로 먼저 봤거든요. 작가님 페이지에 연재되던 작품을 기다리며 읽다가 한동안 뜸 하시 길래 뭔 일인가 했는데 이렇게 단행본 준비하셨던 거였어요. 소식보자마자 바로 주문하고 좀 전에 받아서 바로 다 읽었습니다. 읽고, 보고, 상상하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저에겐 승달이와 정말 닮은 6살 뚱냥이 한 마리, 동갑내기 한 놈, 14살 넘은 고령 묘 한 놈, 4살된 천둥벌거숭이 한 놈, 얼마전에 길에서 구조한 두 세 살로 추정되는 털 복숭이 한 놈이 있어요. 연령대도 다양, 성격도 다양, 아픈 곳도 다양한 녀석들과 아웅 다웅 살고 있죠.


어제도 냥이 사료와 간식을 주문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책과 택배가 함께 도착해서 묘한 기분을 느꼈답니다. 택배는 언제나 옳지만 냥이들 줄 택배는 더 기분이 좋답니다. 이 녀석들 때문에 늘 가계부는 구멍이지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제 봄이라 냥이들의 털뿜이 시작됩니다. 한번 청소하면 청소기 먼지 통이 털로 가득 찹니다. 그래도 늘 날리고 있어요. 아마 봄 내내 그럴 것 같네요.


-덧붙임-


고양이 사지 말고 입양하시고^^ 입양 전엔 꼭 가족 분들과 상의하시고, 막연히 좋고 행복해 보이는 글들만 보고 기대하고 입양하기 마시길. 먹고, 싸고, 아픈데 들어가는 돈 어마어마하고, 털 때문에 미치고, 20년 정도는 이 녀석들과 헤어질 수 없고, 여행도 맘대로 못가고, 자기 집이지만 사람도 맘대로 못 데려 옵니다. 그리고요. 집에 고양이 있으면 길냥이들 그냥 지나치지 못 할거예요. 어느 날 부턴 자기도 모르게 길냥이들 사료를 주문하고 사람들 몰래 밥을 주고 있을 겁니다. 겨울되면 죽을까봐 내 새끼만큼 걱정 되실거고, 아픈 놈 보면 잠 못 잘 거예요. 그러니 쉽게 시작하지 마시고, 이런 책 보면서 대리 만족 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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