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클럽 1
매튜 펄 지음, 이미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단테클럽 1》



이 소설은 실제 미국 문학사에 존재했던 <단테클럽>을 소재로 한 책이다. 2권 말미 부록 ‘역사적 기록’ 에 따르면 1867년 시인 롱펠로는 시인인 제임스 러셀 로웰, 올리버 웬들 홈스박사, 역사학자 조지 워싱턴 그린, 출판업자 제임스 토머스 필즈와 협동하여 단테의《신곡》을 완역하여 내 놓았고, 자국의 작품만 미국 문학으로 인정하려고 했던 자국 문화 보호주의에 대항해 싸웠다고 한다. 이에 1881년 롱펠로의 ‘단테 클럽’에서 유래된 아메리카 단테 협회가 설립되었다고.-p304-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하버드 대학교와 관계가 있는데 단테클럽의 중심인물인 ‘롱펠로’는 전 하버드 교수였고, ‘올리버 웬들 홈스는 졸업생이자 해부학 교수 ’, 제임스 러셀 로웰‘ 도 졸업생이자 교수이며 ‘조지 워싱턴 그린’ 또한 졸업생이다 그리고 출판업자인 ‘필즈’가 있다. 그리고 이들과 대척점에 선 인물인 ‘아우구스투스 매닝’은 하버드 대학교의 최고 집행부 재무관이다.


단테클럽은 매주 정기적으로 모여 단테의 신곡을 번역하여 필즈와 함께 미국사회에 이 작품을 소개하려 하지만 매닝은 타락한 외국의 독이 문학으로 위장해 미국에 퍼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여러 방법으로 단테클럽을 방해하려 한다.


또 한명의 중요한 등장인물은 흑인 혼혈 형사인 ‘니콜라스 레이’이다. 소설 속 시점은 1867년으로 남북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았다. 레이는 아주 훌륭한 형사이지만 흑인 혼혈이라는 이유로 흑인과 백인 모두에게 배척당하고 경찰 정복도 입을 수 없으며 백인 경찰이 동행하지 않을 경우 범인을 체포할 수도 없고 무기를 소지할 수도 없다. 그러나 그를 알아본 상관의 도움으로 형사가 될 수 있었다.


1권에선 조금 지루할 만큼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소설의 시작은 벌거벗은 채 온 몸에 구더기와 이름 모를 벌레들이 파고들어 죽어가는 최고위직 판사의 죽음과 유족들의 자세한 묘사로 시작하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는 사건해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그들이 번역하고 있는 단테의 작품, 인물들과의 관계, 답답할 만큼 단서가 나타나지 않는 살인사건, 그냥 범죄자들을 불러 모아 윽박지르는 경찰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럼에도 물론 이상한 말을 내 뱉고 죽은 한 남자의 마지막 말에 매달린 레이와 사람을 죽이는 새로운 파리 애벌레를 근거로 조금씩 사건에 다가가는 등장인물들이 그려지고, 2번째 살인이 일어나고 나서 이 살인사건들이 ‘단테’와 관련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 단테클럽 회원들의 긴장이 그려지며 1권은 끝이 난다.


아무래도 내가 읽은 책이 2004년도 발간된 것이라 번역이 좀 매끄럽지 않은 듯하다. 오탈자도 많았고 문장도 한번 만에 읽히지 않아서 두세 번 읽어야 할 때가 많아 가독성이 좋지 않았다. 물론 내 배경지식이 넓지 않은 이유도 아주 컸을 테지만. 2권을 읽고 나서야 이 인물들이 모두 실제 역사적 인물이라는 것, 주요인물 외에 등장인물들도 거의 실제 역사적 인물(애드거 앨런 포 같은) 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 시대의 복식이나 종교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며 읽느라 조금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 자, 2권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소설을 아마 1권만 읽었다면 2권이 1권과는 다르게 꽤 속도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고 2권 말미에만 있는 부록을 보며 왜 1권에는 부록을 넣지 않았는지 한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부디 2권까지 모두 읽으시기를 권하는 바이다. 2권은 정말 1권과는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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