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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ㅣ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카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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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 광고에 나오는 모든 말과 글. 의미를 조금 더 키우면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말과 글. -p20-
카피, 카피 말은 많이 들어봤고 실제로도 쓰고 있지만 정작 정확한 뜻은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요즘은 블로그나 페이스북, 예전엔 카페나 싸이월드 등에 하는 일을 홍보하기 위해 많은 글을 써왔다. 중요한 건 내가 글을 잘 쓰고 못 쓰고 보다는 그 글을 읽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글에 대한 첫 인상을 좌우하는 첫 문장이나 제목. 눈에 확 들어오지 않으면 사람들을 그 글을 클릭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나부터도 그러니까.
요즘 들어 내 눈을 확 끄는 광고 카피가 있는데 바로 유명 스포츠 의류 회사의 ‘사는 게 스포츠야’란 광고다. 유명한 남자 배우가 그 회사의 옷과 신발을 신고 나와 경쟁하듯 엘리베이터를 먼저 타는 것이 1편이었고 이어서 일반인들이 함께 출연해 상사가 던진 서류 줍기, 팔에 접시를 얹고 서빙하기 등의 게임을 펼치는 광고가 방송되고 있다. 스포츠 의류는 젊은 친구들이나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입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멋진 카피라는 생각이 든다. 이 카피 하나로 회사는 스포츠 의류를 일상복으로도 판매할 수 있는 넓은 시장이 생겼고, 이 옷을 입는 소비자 또한 운동복을 일상에서 입는다는 어색한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다.
카피는 이처럼 간단한 말 한 마디로 사람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으며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광고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 책에선 바로 이런 멋진 카피를 쓸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말한 카피에 대한 내용은 제28번째 팁 '제품에서 한걸음 물러나기'에서 제시하고 있는데 '제품을 보지 말고 소비자를 먼저보라'란 팁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저자 카피라이터 정철의 30년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멋진 카피들 중 몇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저자가 쓴 것들이다. TV광고에서 많이 보았거나 선거에서 보았던 포스터등에서도 그의 카피를 만났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재인 후보의 '사람이 먼저다' 카피 부터 케펜텍, 오늘의 소주를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소주 카피, 풀무원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카피들이 그것이다.
이런 멋진 카피들을 쓰는 데 중요하고 도움을 줄 만한 35가지 팁은 딱 들었을 때 이미지가 그려지는 카피, 군더더기가 없고 짧게, 여러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바로 단 한명의 소비자에게 말하듯이, 반복하고 나열하기, 의성어와 의태어를 이용하기, 리듬을 살리기 등이다. 또한 tv광고 카피와 브로슈어 신문 등에 쓰이는 조금씩 다른 카피의 특징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가 쓰는 카피처럼 책 내용까지도 간결하고 인상적이다.
비단 카피는 광고장이들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블로그를 비롯한 SNS에 쓰는 글도 결국 다른 사람이 읽기를 원하고 나아가 행동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카피의 역할과 다르지 않다. 이 전에 블로그 글쓰기나 문학작품 쓰기 관련 책을 읽을 적도 있는데 이 책은 같은 주제를 가지고도 어떤 식으로 표현을 할지 어떻게 해야 한 눈에 쏙 들어 오고 내용을 상상하게 만드는 글을 쓸 수 있는 지 좋은 팁을 주고 있다. 많지는 않았지만 2~3군데 연습할 수 있는 문제도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카피라이터를 꿈꾸거나 광고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나처럼 여러 곳에 글을 써야 하는 사람에게 아주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꼭 무슨 목적이 있어 글을 쓰는 시대가 아니다. 각종 매체를 통해서 끊임없이 자신을 노출시켜야 하는데 이런 일상에 이 책은 정말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