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테레사 카푸토 지음, 이봄 옮김 / 연금술사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부고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되니 ‘나도 나이를 먹는구나, 내게도 곧 일어날 일이구나’ 하는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 든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가까운 이의 죽음은 그 고통과 상실감이 더 크리라. 어쩌면 평소에 잘 하지 못했다거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그 못지않게 클지도 모른다.


이렇듯 왜 우리는 죽음을 피하지 못하고, 누구는 더 심한 고통을 받으며 죽거나 남겨지는가? 과연 사후의 세계는 존재하는가? 영혼이 있으며 그들은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는가? 이런 질문들은 정말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내가 죽었다 다시 살아나지 않고서야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 곁엔 믿건 아니건 간에 이런 질문에 답을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영매, 무당, 만신 등으로 불리며 늘 우리 곁에 있어왔던 사람들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갑자기 두렵고 숨이 막히고, 곧 죽을 듯 고통스러움을 느낀다거나 이상한 형체를 보는 등 신비하지만 고통스러운 경험을 많이 했다.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을 벗어나기도 힘들고, 대인관계도 어려웠으며 이 때문에 자신의 가족들 까지 힘들게 했다. 당연히 저자는 심리적, 정신적 문제로 생각하여 병원에도 다녔지만 전혀 문제없다는 결과만 돌아왔다고 한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저자는 자신이 겪은 일들에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바로 죽은 자들의 영혼이 저자에게 혹은 저자를 통해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 후 저자는 막연한 고통 속에서 벗어났고 영혼이 하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삶을 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영매로서 자신이 진행했던 많은 리딩 케이스들을 통해 사후의 세계와 영혼들이 하고 싶은 말들을 전해주고 있다. 저자는 사후의 세계가 고통스럽지 않으며 누구나 이유가 있어 이 세상에 온다고 한다. 영혼은 자신이 태어날 사람과 장소를 스스로 정하며 여러 번 삶과 죽음을 겪으면서 ‘성장’한다고 한다. 영혼의 궁극적 목적은 물질세계에서 많은 윤회를 통해 영혼을 영적으로 성장시킬 배움을 얻는 것으로 인내와 기쁨. 충실함, 이타심등을 말한다. 또한 지상에서 우리는 신의 한 조각이지만 천국에서 우리 영혼은 신과 하나라 말한다.


그러면 왜 우린 끔찍한 일을 당하고 이 지구엔 고통스러운 일이 많은 걸까? 누구는 장애를 갖고 태어나고, 누구는 살인을 저지르며, 누구는 전쟁을 일으키고, 병과 사고로 죽어가고, 수많은 사람이 기아에 허덕이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도 저자는 이 책에서 전하고 있다.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점을 많이 발견했는데 저자가 영매로 각성하기 전에 겪었던 고통은 우리가 말하는 ‘신병’과 흡사하다. 저자는 과거나 현재나 주말이면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가는 독실한 신자이나 ‘윤회’는 불가에서 말하는 것이고 또한 이를 통해 영혼이 성장함은 해탈하여 부처가 되는 과정과도 흡사하다. 그리고 종교에 따라 사후의 모습도 다른데 영혼이 나타나거나 메시지를 전할 땐 메시지를 받을 사람들이 가진 믿음이나 종교의 모습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흥미롭다. 이 책에선 그 어느 종교를 갖더라도 신은 단 하나 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천국이나 지옥은 없는 듯 보이는데 책에선 설명을 위해 천국이라는 표현을 쓴다.


또 하나는 얼마 전에 읽었던 《라이프 사인》과 유사한 부분이다.《라이프 사인》에선 ‘세렌디피티, 동시성, 설명할 수 없는 여러 사건’을 ‘라이프 사인’ 즉, 바로 우주가 나에게 보내주는 사인이라 말하는데 이 책에선 이와 똑 같은 현상을 바로 ‘영혼’이 알려주는 것이라 말한다. -여기서 영혼은 가족이나 친구 등 이 메시지를 받는 사람과 아주 가까운 사이의 영혼을 말한다.- 결국 누가 이런 메시지를 주느냐 보다 받는 사람이 이 메시지를 어떻게 알아차리는가가 더 중요하지만 말이다.

《라이프 사인》http://bandafrica.com/220455568123


이 책은 읽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겠지만 누군가는 재미로 읽기도, 누군가는 도움을 받기도 하고 또 누구는 사이비나 미신이라고 비난할 지도 모른다. 책 후반부에선 조금 지루하고 불편한 내용도 있었고. 또한 저자가 영매로서 받는 메시지는 ‘밝은’ 부분에 한정적이라 어두운 부분에 대해선 알 수 없다. 그러나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확고하다. 죽음이 끝이 아니며 우리는 늘 영적으로 성장하는 존재라는 것. 그러니 살아서도 영혼이 되어서도 우리는 우리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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