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제자들 밀리언셀러 클럽 140
이노우에 유메히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마법사의 제자들》




불과 얼마 전이다. 메르스 때문에 온 나라가 들썩였던 것이. 그러나 장관 한명이 임명되자 그 시끄럽던 언론들이 일제히 잠잠해졌고 임명된 장관과 병원장이 사과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메르스는 우리 시야에서 사라졌다, 국가라는 곳이 전염병에 대한 매뉴얼조차 없다는 것이, 사과의 주체가 한 국가의 수장이아니라 병원장이라는 것이 참으로 이상했지만 우리에게는 어떠한 교훈도 주지 못한 채 ‘끝나’버렸다.


소설을 읽기 전에 제목과 출판사 서평이나 추천사를 보며 소설 내용이 어떨까 상상하곤 한다. 이 소설은 전염병을 이기고 난 후유증으로 미래를 보거나 염력이 생기거나 젊어지거나 하는 초능력이 생긴다는 다소 SF적인 설정이어서 굉장히 정치적이 되지 않을 까 생각했다. 이런 능력자들을 국가가 악용하지 않는 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우니까 말이다. 전염병은 예방과 해결 모두 국가의 소관이기도 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생각을 했지만 예상외로 소설은 의외로 소박(?)했다.


한 병원에서 알려지지 않은 전염병이 발견된다. 병원은 즉시 병동을 폐쇄하고 처치에 들어가지만 하나 둘 발병자는 늘어가고 발병 되고 며칠 안에 대부분이 사망하는 무시무시한 신종 전염병임이 드러난다. 치료법은 발견되지 않아 사망률이 100프로 였다가 유효한 백신이 만들어지고 20프로 근처로 낮아졌다. 발견된 병원의 이름을 따라 ‘용뇌염’ 드래곤 바이러스 라 불리게 된 병으로 거의 1,000명에 가까운 감염자들 중 반 이상이 사망했다. 그런데 소설의 주인공 4명은 백신이 없던 초창기에 감염되어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다, 대부분의 감염자들이 감염 후 5~6시간 안에 사망했지만 이들만이 살아남았고 자신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설은 살아남은 4명이 주인공인데, 의식불명에 빠져 깨어나지 않은 고바타 고조를 제외하고 나머지 나카야 교스케, 오치아이 메구미, 오키스 시게루가 겪게 되는 일이 이어진다. 교스케는 미래와 과거를 보는 능력이 메구미는 염력을 비롯하여 하늘을 날고 괴력을 쓰는 능력, 93세이던 시게루는 30대까지 젊어지는 후유증을 얻었음을 알게 된다. 소설은 거의 중반까지는 큰 사건 없이 그들이 능력을 발견하고 가다듬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중반 이후 사회에서 나가면서부터 겪게 되는 일들이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생각 의외로 국가기관의 개입도 병원이나 제약회사의 음모도 없지만 그들이 사회에서 겪게 되는 일은 충분히 극적이다.


놀랍게도 그들이 선택한 사회에 나가는 방식은 ‘방송’이다. 그들의 생환과 능력을 신기하게 여긴 방송국에서 그들을 촬영했고, 우리나라로 치면 ‘그것이 알고 싶다’ 나 ‘스타킹’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들의 능력을 보여주는 행보를 이어가다 용뇌염으로 가족이 죽은 사람을 ‘본의 아니게’ 해치게 되면서 범죄자가 돼 버린다. 그들은 자신들을 체포하려는 공권력을 피해 산으로 달아났다가 바이러스의 비밀을 풀 비밀을 알게 되고 다시 사회로 내려오지만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소설은 이때부터 상당히 SF의 성격을 띠게 되는데 영화로 그린다면 상당히 스케일이 커지게 될 것 같았다. 게다가 전염병은 세계로 퍼지고 전염병이 아닌 이 ‘후유증의 성격’으로 세상은 더욱 더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소설은 미스터리와 SF 환타지, 스릴러가 적당히 섞여 재미있게 전개 된다. 비록 환타지 같은 제목이 내용과는 잘 어울리진 않았지만 긴장감 있는 전개에 녹여낸 드라마도 일본 분위기가 난다고 해야 할까 좀 독특한 느낌이 있었다. 앞서 정치적이지 않을까 했던 내 생각은 보기 좋게 비껴갔고 이야기가 방송 쪽으로 이어질 땐 내심 놀랐으며 그렇게 이러지는 결말에서도 한번 놀랐다. 뒤통수를 맞았다 기 보단 좀 놀랐다는 게 맞을 것 같다. 반전이라면 반전이고. 하여간 페이지가 많지만 책장은 술술 잘 넘어갔고 맘먹고 읽으면 3~4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다. 일단 재미있으니 추천한다. 사회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할 수 있어 그 부분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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