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신은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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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첫 느낌부터 심상치 않았다. 배가 볼록하게 나온 정감어린 어릿광대 복장의 남자가 그려지 표지 디자인, 실패한 심리치료사에게 찾아온 현재 유일한 단 한명의 환자가 스스로 '신'이라 칭하는 서커스의 어릿광대라니. 심리상담이 필요한 신이라면 결국 전지전능한 '신' 이라는 역할에 실패한 존재라는 걸까? 여러가지 의문과 강렬한 호기심으로 이 책장을 펼쳤고 정말 너무 뻔한 표현 같지만 정말로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기대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고, 유쾌했고, 흥미로웠고, 감동까지 받았다. 이런 소설 정말로 오랜만에 읽어본다.


배경은 독일, 주인공은 심리학 박사로 심리 치료사로 일하고 있고 5년전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는 심리학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공한 학자였다. 그리고 자신을 문제아로 보는 극성스러운(?) 어머니와 사회에서 엄청나게 성공했고 어린 시절부터 늘 주인공과 경쟁관계에 있었던 동생이 있다. 그리고 이혼한 전 아내. 남들의 인생에 조언을 해주는 직업인으로 이혼을 했으니 어쩌면 일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오히려 이혼의 경험이 불안한 인간 관계의 사람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지모르는 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보면 전 아내와의 관계는 크게 나쁘지는 않았는데 오해가 쌓여 이혼을 하게 되었고, 이런저런 핑계로 그녀는 주인공에게 다시 시작해 보자는 사인을 계속 보낸다. 굉장히 엉뚱한 방법으로. 

'

그런 와중에 주인공은 그녀의 새로운 남자에게 가격을 당한 후 병원으로 이송되는데 그 곳에서 바로 문제의 '신'을 만나게 된다. '신'은 주인공에게 자신의 무기력을 해결할 상담을 제안하고 주인공은 그와 함께 여러 곳을 다니고 대화하고 상담하면서 점점 더 가까워진다. 그 과정에 주인공과 '신'의 가족사가 나타나고 여러 스타일의 사람들과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진다. 


이 소설에서 '신'은 아니, 스스로 '신'이라 칭하는 남자는 예전과 같지 않는 자신의 능력에 회의를 느끼고, 인류의 역사가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모습으로  진행되고 더이상 '신'을 찾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과 사회를 보며 깊은 무기력감을 느낀다. 과연 그는 '신'일까?  정신 이상자나 지독하게 냉소적인 인간인 걸까? 주인공은 이런 의문과 호기심을 가지고, 그러나 학자로써 객관성을 가지면서 그와의 상담을 계속한다. 


우리에게 '신'이란 대체 무얼까? 과연 '신'이 존재 하는 하는 것이며, 정말 이런 식으로 존재한다면 과연 인간이 알아차릴 수 있을 까?  '신' 이 있다면 왜 우리 사회는 이토록 불행이 가득하고 재앙은 끊이지 않는 걸까? '신'은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만 주인공은 과학과 속임수가 적절히 가미된 마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을 증명할 수 있는 단 한가지를 제안한다. 그리고 소설의 끝까지 사건은 일어나고 또 감동을 주며 마땅히 그리 되어야 할 방향으로 덜컹이며 흘러간다. 


이 소설에서 표현된 '신'을 보자면 어느 특정 종교에서 말하는 그런 신이기 보다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어떤 말로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어찌보면 열반한 부처 같기도 한 어떻게 보면 세상의 절대적 원리 같기도 한 그런 존재이다. 인간처럼 부족한 부분이있고 유머러스하기고 하고 어뚱하기도 한 정말로 '매력적인' 그 어떤 존재이다. 이런 신이 종교에서 말하는 그런 신이라면 정말로 사랑하고 싶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곁에 신이있다해도 과연 난 알아차릴 수 있겠는가. 내가 살아가는 모습은 과연 아름다운가. 그냥 이런 저런 생각들. 


이 소설을 과연 어떻게 표현해야 가장 좋을 지 모르겠다. 이럴 땐 내가 아는 것이 많고 글 솜씨가 좋아서 리뷰를 정말 멋드러지게 쓰고 싶어진다. 그러나 난 그냥 재미있다, 감동적이다, 흥미롭다, 진짜 추천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다, 그런 말 밖에 쓰지 못하겠다. 정말 오랜만에 참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많은 독자분들께 읽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또 하나! 영화로 만들어지면 정말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작가의 전작들은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덧 붙이는 말- 

<열린책들> 관계자님~ 작가 소개에 적힌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좀 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특히 이 소 주인공의 연작 소설인 <악마도 때로는 인간일 뿐>정말 무지무지 읽고 싶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 구입하려고 이 소설 다 읽자마자 찾아봤더니 소설들은 하나도 없어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고려해 주시기를 또 간절히 바랍니다. 근데  '신'이 이런 말도 들어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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