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씨앗을 심다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창조하는 마음공부
백성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생각의 씨앗을 심다》




어제 오늘 인터넷과 SNS상에서는 급식비를 내지 않았다고 급식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주었다는 한 학교의 교감선생님에 대한 기사로 시끌시끌하다. 이 기사가 보도된 뒤 비교육적이고 인권을 무시한 교감선생님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다가 이와 반대로 교감선생님의 입장을 옹호하는 반박 보도가 이어지자 곧 관련 댓글들에서는 교감에 대한 비난이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보도하지 않은 기자에게 돌아갔으며 이 후 결국 이 논란은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의 싸움으로 변질되는 양상이 되었다.


나 또한 처음엔 교육자가 이런 행동을 하였다는 것에서 참기 힘든 분노를 느꼈다. 그런데 이어지는 반박 보도에서 진영논란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지켜보며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이렇게 둘로 나눠 싸우고 있는 것에 회의가 느껴졌다, 우리는 이제 언론이 공정한 보도를 할 것이라 믿지 않으며 언론조차도 양쪽 진영으로 나눠져 국민들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옳고 그른가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쩌면 이런 일이 있을 때 아픈 부분을 도려내고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의미 없는 싸움으로 놓쳐버린 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도 남은 것은 결국 네가 맞나 내가 맞나 하는 진흙탕 싸움일 뿐 정말 학교에서 급식에 대한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학생들에게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를 살펴볼 기회는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지나 다른 일이 터지면 이 사건은 바로 잊힌다. 그렇게 미친 듯 싸웠는데도.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는 듯 보인다. 자세히 보면 자신이 속한 당과 자기 자신의 영달에 도움이 될 행보만 보인다. 국민들은 이런 정치인들의 교묘한 부추김에 덩달아 놀아나 양쪽으로 갈라져 싸운다. 사회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아이들은 왜 공부를 하여야 하는지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모른 체 오늘도 밤늦은 시간까지 학교와 학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의 길은 멀고 학자금 대출 때문에 허리가 휜다. 꿈은 없고 목표는 멀어 잠자는 시간을 아끼고 미친 듯 일만 하다 목표에 도달해도 행복은커녕 허망함만 느낀다. 우리는 눈감고 귀 막고 무작정 달려간다. 때론 종교에 기대기도 하지만 내가 믿는 마음엔 욕심만 가득하다.


이런 나, 이런 우리, 이런 사회. 저자는 이런 모든 것들을 찬찬히 살펴본다. 이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모두 일상의 것들이다. 우리는 행복해지길 바라지만 그 행복이란 것이 대체 무엇인지, 종교를 갖고 있지만 과연 그 종교에서 우리가 깨우쳐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앞서 예로든 일들처럼 매일매일 부딪히는 사회의 부조리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발견해야 하는지, 저자의 짧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나 자신’과 만나게 된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일상에서 내가 가져야 할 질문 그 하나를. 우리는 쉽게 분노하고 쉽게 생각하고 쉽게 흘러가는 삶을 살지만 어떤 문제든 진짜 본질이 있기 마련이니 그런 본질을 발견하기를,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힘으로, 질문하는 힘으로 그 길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그런 본질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잔잔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 원론적이라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나를 내려놓고 상대방을 품고 예수의 길을 가고 불심으로 살아가는 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 마음으로 품어 안는 것이 말은 쉽지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우리가 찾아야 하고 실천해야만 하는 일인 것을. “생각의 씨앗” 이 잎이 되고 나무가 되기까지 얼마나 비바람이 불어야 할는지, 나 자신을 믿고 본질을 볼 수 있는 생각의 근육을 키워야 할 일이다. 이 책은 단순히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어떤 사고를 해야 하는 지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단련해야 하는 그 길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설명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순서에 상관없이 읽어도 좋고 주변에 두고 생각날 한 편씩 읽으면 더 좋을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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