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 SF영화로 보는 철학의 모든 것
마크 롤랜즈 지음, 신상규.석기용 옮김 / 책세상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진상 취급을 받았다는 SNS글을 본 적이 있는데 출 퇴근 버스안에서 자주 책을 읽는 나는 순간 멍해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내가 가입되어 있는 인터넷 독서카페에선 버스나 지하철에서 핸드폰만 들여다 보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핸드폰 대신 책을 읽자는 생각을 당연하다는 것을 당연하게 공유하기 때문이다.


늘 연말이 되면 한해 동안 사랑 받은(많이 팔린) 책들의 순위가 발표 되고, 돌아다니는 권장도서 리스트를 보며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는데 우리 사회가 이렇게 책을 읽지 않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사회는 유독 유행에 민감한데 이는 책에서도 다르지 않은지 언론이나 TV프로그램에서 언급되는 책들만 그나마 좀 팔릴 뿐이지 많은 분들이 그렇게 책을 찾거나 자신만의 기준으로 찾아서 읽는 경우는 잘 보지 못했다. 우리가 사고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러다 보니 사회가 점점 경직되고 양극화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도 된다.


그러니 이젠 어떻게든 책을 읽게 하려면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재미있고, 관심을 끌어야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독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제일 쉽고 확실한 방법은 '언론'의 도움을 받는 것이지만. 내가 읽은 이 책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는 정말 '재미있어'보여서 선택한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SF영화를 통해 '철학'을 논한다니 정말 기가 막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그 내용이 어떤지 정말로 궁금했다. 책을 받자마자 책장을 후루룩 넘기며 대충 훑어보아도 문장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어떻게 늘 재미로 보는 영화에서 철학적 고민을 이끌어 낼 생각을 했을까?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재미'위주로 가지는 않는다. 첫 장 프랑켄슈타인부터 '삶의 의미'라는 무거운 주제를 던지기 시작해서 2장 매트릭스를 통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를 살펴본다. 이쯤부터 순수한 흥미는 점점 사라지고 SF라는 가벼운 주제도 내 인식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가벼운 영화들이 무겁게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색연필을 들고 밑줄을 긋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화는 더이상 영화가 아닌 철학적 주제를 고민하는 무거운 주제가 되었다. 


그럼 이런 과정이 내 초기 예상과 달랐기에 실망했냐고? 아니다. 이런 철학을 이야기하기위해 SF영화를 고른 저자의 선택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이 책에서 SF영화를 빼고 오로지 철학적 주제를 논한 내용이었다면 아마 난 이 책을 읽지도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가벼운 주제, 호기심이 흥미를 이끌어내 어려운 주제로 연결 시켜준 저자의 접근이 참신하면서도 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만일 인문학 입문 책을 권해달라는 청을 받으면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권할 것 같다. 솔직히 아직 공부가 부족해 지면을 통해 읽고 생각한 바를 쉽고 논리적으로 요약할 수 없지만 이 책은 옆에 두고 더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인문학, 철학 입문자, SF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뭔가 특별한 책을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고, 학생들이나 성인의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