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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기회 - 리더를 위한 미래창조 인사이드
김종춘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거대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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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분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크게 '현실'에 닥친 문제를 현명하게 판단, 대처하고 통찰력을 가지는 것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고 그에 대비하는 것 이 두가지로 나누어지는 것 같다. '현재'에 집중하는 많은 강사들이나 학자들은 동양고전, 역사, 철학, 심리학 등의 인문학에서 인간관계, 처세술이나 판단력,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을 찾고 제시하고 경제, 과학, 무역, 자원, 날씨, 의학 등에 관련된 분야는 대부분 앞으로 닥쳐올 현실,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능동적으로 반응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기를 종용한다.
그런데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고민할 이유가, 여유가 우리에게 있을까? 때론 이런 고민은 현실을 열심히 살아가는 성실한 사람들을 한심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듯한 느낌을 줄 때도 있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Facebook의 마크 저커버그를 예로 들며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으니 당장 새로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것은 리더들의 몫일까? 아니면 지금의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까? 아니, 현실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행복'할 수있는 길이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급변하는 현실을 살고 있다. 미래가 바로 현실이 되어버리는 정신없이 빠른 현실 말이다. 그렇다면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대비하는 것은 리더의 몫 만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사업을 하는 리더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예술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면 이런 사람이외에는 관심이 없어도 될까? 이 책<거대한 기회>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책의 첫 장부터 온 몸에 소름이 끼치는 문장들이 이어진다.
뇌파로 기계를 작동하고, 마음을 스캐닝하여 로봇에 이식시킬수 있고, 3D프린터로 개개인이 작은 제조업체가 될 수 있고, 여러형태의 로봇이 상용화되면 인간의 일자리는 점점더 사라지게 된다. 나노 로봇이 세포에 투입되면 몸 전체의 병을 스캔하게 되거나, 그 전에 문제가 되는 유전자를 치료할 수 있는 세상이 30년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충격이다. 이것 뿐인가? 1인 1무인기(무인자동차) 시대가 되면 교통사고, 보험이 없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미래를 꼭 '성공'을 이루기 위한 목적을 위해 바라보면 정말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도 있다. 이 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이런 부분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다.
인간의 마음을 로봇에 이식 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형태의 인간이 탄생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발전을 거듭하면 기계가 인간의 사고를 뛰어넘는 사고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인간에 대한,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필요로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변화는 노동에도, 산업에도, 의학, 정치제도에도 크나큰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지구의 자원이 고갈되고 피폐해 질 것을 대비해 화성을 식민지화 한다면 이를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인간의 수명이 몇 배로 늘어나면 과연 우리 사회는 어떤 변화를 가지게 될 것인가? 이미 이런 일은 일어나고 있으며 하루하루 달라지는 과학의 속도를 인간 인식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많은 소설, 영화, 회화, 음악 들이 이런 주제를 가진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미 소설 <백년법>에선 인간이 죽지 않는 사회를 , <파인즈>에선 지구의 파괴가 불러오는 인간의 말로를 , <앰트>에선 인간과 개조인간의 대결을, <제노사이드>에서는 새로운 인류의 출현에 대해 진지한 고민들을 쏟아내고 있다. 영화들은 더 현실적이고 충격적인 영상들을 보여준다.
이 책《거대한 기회》는 2~3줄 되는 문장들이 큰 주제아래 하나의 문단으로 늘어서 있다. <에디톨로지>의 김정운 교수가 주장하듯 이제 새로운 지식은 각자의 선을 넘나드는 '융합'과 '편집'에 있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은 한층 복잡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적절하게 해석하고 비전을 제시해줄 새로운 철학을 필요로 하고 있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은 새로운 리더쉽을 필요로 한다. 역사적인 것들과 나의 것을 잇는 '연결지능', 남의 것들과 나의 것과 엮는 '융합지능'이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철학이 될 것임을 이 책의 저자는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전반부는 '미래'를 책의 후반부는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후반부는 일반적인, 어디에서 한 두번 들어본 뻔한 내용이 있기도 했지만, 전반부의 내용은 정말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그저 자기계발류의 책으로 분류하기엔 너무도 아까운 책이다. 새로운 미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개개인의 각성, 철학적 고민, 리더쉽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아주 훌륭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리더를 꿈꾸거나 새로운 미래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아니면 그냥 흥미로도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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