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숫자로 풀어보는 운명 - 주역으로 보는 처세술
박찬하 지음 / 린덴바움북스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숫자로 풀어보는 운명》

우리는 누구나 미래를 궁금해 하고 두려워 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종교나 믿음이 있건 없건 간에 중요한 일이나 결정을 앞두고 신점을 보거나 철학관을 찾는다. 실제로 유명한 기업가나 정치인들의 일화에서 이러한 예를 수시로 접한다. 신점이외에 우리가 미래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주역,사주명리학, 관상, 타로 등이 있다. 이중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바로 '주역'과 '사주명리학'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사람은 태어나 죽을 때 까지 많은 숫자를 접하는데 태어나 처음으로 만나는 생년월일시를 숫자로 환원하여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것은 '사주명리학'의 분야이다. 이 후 에도 우리는 한평생 살아가면서 많은 숫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 숫자는 의외로 한정적이다. 실례로 나는 과거 친정집 전화번호를 처음 구입한 핸드폰 끝번호로 지금껏 사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 형제들 모두 같은 번호를 사용한다. 그러다 각자 이성 친구가 생기거나 각자의 가정이 생기자 자기들 만의 의미있는 숫자조합을 쓰게 되었다. 이렇게 보면 현대문명속에서 우리 일생에서 중요하고 실질적인 숫자는 의외로 몇가지 되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부분을 주역으로 해석하여 <대길, 길, 평, 흉, 대흉>으로 점술적인 측면 보다는 실질적인 영향의 측면에서 기술하고 있다.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숫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책에서는 인생에서 중요하며 삶에 실질적,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숫자는 세가지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본다.
1) 남과 나를 구별해 주는 숫자
2)나에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숫자
3) 일정 기간 지속되어야 하는 조건을 가진 숫자
이런 숫자는 생년월일시, 핸드폰 번호, 집이나 사무실의 주소와 전화번호, 자동차 번호, 통장 비밀번호 등인데, 생년월일은 운명, 핸드폰 번호는 대인관계 및 사히 경제적 표상, 집 주소나 전화번호는 가정의 상태를 표상하며, 자동차 번호는 대인관계나 경제적 상태를 표상한다고 본다. 그러니 이런 번호를 살펴보면 내 생활 전반의 상태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는 4자리 숫자가 기본 지위를 표상하며 부차적으로 3자리의 숫자를 판단의 근거로 사용한다.
방법은 숫자에 대한 상(象)을 얻는 것으로, 보려는 숫자를 괘(卦)의 단위숫자 8과 효(爻)의 단위 숫자6으로 나누어 몫은 사용하지 않고 '나머지'로 괘와효를 얻는다. 1장에서는 이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2장에서는 이렇게 구해진 3자리, 4자리 숫자에 해당하는 효상의 표, 3장에서는 이 효상의<대길, 길, 평, 흉, 대흉>을 설명한다. 숫자는 달라도 효상은 같을 수가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책이 아니고, 일단 내 일생의 숫자들의 <대길, 길, 평, 흉, 대흉>을 알아 보는 책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통장 비밀번호나 인터넷 사이트 비밀번호 등을 정해야 할 때 대길한 번호를 찾아 사용할 수도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이것 까지는 좋다. 그 근거 또한 일리가 있고. 그러나 숫자는 0~9까지 4자리 3자리 숫자로 만들 수 있는 조합은 정해져 있다. 그리고 이 책에 따르면 그 조합의 <대길, 길, 평, 흉, 대흉> 또한 정해져 있다. 숫자자체는 길흉이 없지만 효상에서 길흉이 나누어 지는 것이다. 이 길흉의 의미는 3장에서 설명해 주고 있다.
글쎄,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좀 의아했다. 각 숫자들은 각 개인들에게 특별한 숫자들인데 이는 사람과는 상관없고 그저 그 숫자에 길흉이 들어 있을 뿐이다. 좀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사람이 같은 숫자들 쓴다면 모두에게 같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이다. 부귀를 불러오는 길한 숫자를 내 주위 사람들 모두 쓴다면 과연 우리 모두가 부귀해 질 수 있을까? 너무 극단적이 아니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책은 아니었다. 010을 제외한 내 핸드폰 번호 4자리-4자리는 하나는 대흉이고 하나는 대길이다. 마지막 번호는 바꿀 수 있는데 중간 번호는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던가? 대길한 주소를 가지려면 어쩌면 이사를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믿거나 말거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어차피 번호를 만들고 이사를 가야 한다면 이를 고려해서 할려면 할 수는 있겠다. 재미로, 흥미로, 혹은 믿음이나 '이왕이면'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내겐 조금 실망이었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