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 끝까지 가본 사람, 달마의 인생 공략집
웅연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종교와는 상관없이 집에다 걸어놓으면 불행을 막고 기를 준다는 이유로 크든 작든 하나 씩은 걸어 놓았던 달마도. 생각해 보니 내 직장에도 내 동생네 집에도 큰 액자가 걸려있었다. 거기 달마가 있었는 지도 모른체. 눈은 는꺼풀도 없이 늘 부리부리하게 뜨고 있고, 머리털도 없고, 배는 볼록 나와있고 거친 수염은 이리저리 마구 자라있다. 언제 태어났는지 언제 입적했는지 그저 일엽편주로 강을 건너갔다던가, 몇년이나 넘게 면벽을 했다던가, 어느 나라의 왕자였다던가, 아니 왕자였던 건 싯다르타 였던가? 하여간 달마는 종교와 상관없는 인물,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의 달마일 뿐이었다, 그전에는.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달마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아닌 듯,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럼 달마는 불행했었나? 아니, 실제 인물이었나?


달마는 정확한 생몰 연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기 400년 무렵 인도 남부 팔라바왕조의 왕조로 태어나 17세에 불교 제27조 반야다라를 만나 출가하여 그를 스승을 모시고 40년간 시봉하였으며, 그의 법을 전해 받고 제 28조가 된다. 스승이 입적하시고도 인도에서 교화를 계속하다 서기 527년 3년간의 인도양 항해 끝에 중국 광저우에 도착, 양무제를 접견하여 그의 허세를 비판하고, 갈댓잎을 타고 황하를 건넌다. 그해 겨울 혜가가 소림사로 찾아와 팔을 잘랐고, 536년 보리유지 삼장과 광통 율사의사주로 독살당한다. 그런데 359년 북위의 사신 송운이 파미르 고원을 걸어서 넘어가는 달마를 목격한다. 이후 2조 혜가, 3조 승찬, 4조 도신, 5조 흥인, 6조 혜능을 거치며 그 법통이 이어진다.


달마는 중국 선종의 창시자로 범어로는 '보리달마'라고 하며 달마는 그 약칭이다. 선종은 화엄종, 법상종등 경전과 석론등을 중시하는 교종과는 달리 참선 수행으로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불교종파를 말하는데 달마가 그 초조이다. 달마는 달마도와 소림사의 면벽수행, 갈댓잎타고 황하를 건너는 일화, 혜가가 그으 앞에서 팔을 자른 일화가 유명하다. 그 외 그의 가르침이나 그의 일생이 자세히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그 달마도는 그렇게 유명한지 모르겠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반증, 그로부터 뻗어나온 선(禪)이 우리 정신과 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이 책은 그런 '달마'와 '달마의 가르침' 에 대한 에세이다. 여러 사료와 이야기들의 앞 뒤를 맞추어 달마의 행적을 뒤쫓고 그의 생각, 그의 가르침을 현대의 이야기와 엮어서 들려주고 있다. 일반적인 불교 에세이를 생각하면 되겠다. 저자는 또한 달마를 넘어서 불가의 이야기들을 시대를 오가며 엮어서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 바로 '달마'가 있고. 불가의 가르침, 유명한 책들, 고승들의 일화 등을 접할 수 있다. 단순한 교양서로도 좋고, 하루에 1~2편씩 꾸준히 읽는 책으로도 좋고, 달마와 불교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도 좋을 책이다. 불교는 종교가 아닌데 사람들은 자꾸만 절간에 가서 잘되게 해달라고 빌고, 기도하다보면 부처님의 가피를 받을 수 있고,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그런 사람,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숨이 막혔다. 때론 깨달음을 얻어 신비한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나를 보면 달마는 무어라고 할까? 문득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