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읽는 당쟁사 이야기
이성무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단숨에 읽는 당쟁 사 이야기》




조선은 정말 마르지 않는 이야기 샘이다. 현대와 가까운 시기이기도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방대하고 거대한 사료가 있기에 늘 많은 이야기들이 넘치지 않을 까 하는 생각도 한다. 또한 어떤 시각, 어떤 주제에 따라 보느냐에 따라 같은 사건, 같은 인물이라도 늘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고 그에 따라 후대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당쟁사'이다. 현재 역사 계는 국정교과서 문제로 시끄럽다. 처음에는 역사가 선택과목이라는 것에서 시작해서 필수과목으로, 다음에는 현대사 부분에서 친일사관과 왜곡문제가 대두되고, 이어 이 교과서가 국정교과서로 채택되는 문제까지 정권이 바뀌고 나서 뜨거운 감자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친일 사관에 대한 같은 주제를 가진 두 권의 책이 동시에 나오면서 과거의 문제가 현재의 문제로 뜨겁게 논의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 '역사는 늘 현재다' 라는 말이 체감이 된다.


조선을 어떻게 보는 가에 따라 멸망한 이유도 각양각색으로 나올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민족성이 모래 같아서 하나로 뭉칠 수 없어 수없는 붕당을 만들고 서로 싸우다 나라를 잃어버렸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이는 식민사관의 영향이며 붕당이 정치세력의 견제 수단이 되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책《단숨에 읽는 당쟁 사 이야기》에서 저자는 나라를 멸망으로 이끈 것은 붕당이 아니라 '세도정치'라 한다. 붕당을 이루던 시기는 서로의 견제세력으로써 역할을 다 하였으나 조선 후기로 오면서 한 가문이나 특정 인물의 세도 정치로 인해 정치가 혼탁해 졌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조선의 정치를 크게 고려 말 조선 초의 사대부 정치기에서 세조와 중종 때의 훈신 정치기, 훈구파가 무너지고 사림 세력이 정권을 장악한 뒤 본격적인 당쟁이 일어난 시기인 명종 조 이후부터 경종 조까지의 사림정치기, 예송논쟁을 거치며 극단적인 당쟁으로 치달아 체제 붕괴위험에 처해진 후 그 해결 방안으로 나왔던 영조, 정조 때의 탕평정치기, 정조이후 조선 후기부터 조선이 없어질 때까지의 외척들의 세도 정치기로 분류하고 그 안에 자세한 흐름과 사건들을 살펴본다.


수많은 인물, 당쟁과 사화들은 이미 많은 통로를 통해 알려지고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을 통해 늘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 이 책의 진가를 말하자면 '당쟁'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는 것이고, 이런 시각은 조선의 정치와 인물 문화까지 제대로 알려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어떤 부분이든 이야기가 되면 극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주제에 맞는 사실을 시기에 따라 전달하고 있다. 또한 조선 정치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일반인들의 교양서로도 학생들의 참고서적으로도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인 사진 자료들도 그 역할을 훌륭히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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