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소녀
미셸 뷔시 지음, 임명주 옮김 / 달콤한책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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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소녀》




1980년 12월 23일 이스탄불발 파리행 비행기가 추락했다. 탑승했던 168명의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대 참사였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단 1명, 석 달 된 신생아 1명이 살아남았다. 그러나 이 일은 누구에게는 기적이었고 어느 누구에게는 불행의 씨앗이었으니, 이 살아남은 아이가 과연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 비행기 안에 이 또래의 아이는 2명이 타고 있었고 모든 승객이 사망해 버렸으니 이 아이가 누구인지 증언해 줄 사람도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다. 경찰들은 물론, 처음에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이 아이의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두 가문의 사람들이 있었고, 아이가 입고 있는 옷들까지 살펴보면 누군지 알아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을 거라고.


그러나 일의 양상은 다른 쪽으로 흘러간다. A의 가문 할머니는 이 아이를 본 적이 있어 자신의 손녀라고 했고, B가문의 조부모는 이 아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며 유일하게 아이를 본 사람은 6살 된 언니뿐이었는데 역시 이 아이가 자신의 여동생이라 말했다. 그 당시는 유전자 감식이 일상화 된 때가 아니었던 대다 문제는 B가문은 아주 부유하고 권력과 가까운 가문이란 것이었다. 이 아이가 누구인지 판단해줄 재판부는 모조리 이 가문과 가까이 있었다. 그러나 A가문은 가난한 노동자들이었으니 그냥 재판으로 가면 아이는 B가문의 핏줄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음이 급했던 B가문의 할아버지는 돈을 들고 A가문을 찾아가 후원을 해 줄 테니 불필요한 마찰을 없애자고 한다. 이는 A가문을 자극하는 꼴이 되었으니, A가문은 이제는 유명해진 자신들의 입지를 이용해 특종거리에 목말라 있는 언론을 이용하기로 이 사건은 이제 계층 간의 대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어느 한 쪽이 승리하지만, 자신들의 핏줄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한 쪽에서 한 사람의 탐정을 고용하여, 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 달라는 제안을 한다. 기간은 이 아이가 18살 될 때까지. 그리고 18년 후 현재. 이 아이가 진실로 어느 가문의 사람인지 모든 증거들을 모아달라는 제안을 받은 탐정은 18년 동안이나 이 아이가 진정 누구인지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며 결국 100페이지의 일기를 남기며 무엇 때문인지 자살하려고 한다. 이 이야기의 진실은 그가 남긴 일기에 모두 담겨있는데, 이제 18살이 된 그 아이 '릴리'에게 전해진다. 그리고 릴리는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살인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릴리는 과연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 그녀가 사라져 버린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소설은 끝까지 그 진실을 바로 알려주지 않으며 아슬아슬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소설 속 이야기는 탐정과 릴리의 오빠인 마르크가 중심이 되어 이어가는데, 마르크는 릴리에게서 건네 받은 탐정의 일기를 읽으며, 숨어버린 릴리를 찾기 위해 생명의 위협까지도 피하며 진실을 향해 달려간다. 정말 소설은 처음엔 답답하고 짜증나리만큼 감질 맛나게 여러 장면을 교차시킨다. A, B 가문 사람들, 살인사건, 독자는 과연 릴리가 누구인지,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인지, 왜 과학기술이 발달한 현재까지도 릴리가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하는 건지 의문을 품게 하고 등장인물 모두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들며 독자를 들었다 놨다 한다.


아! 나쁜 작가 같으니! 그러나 결국 밝혀지는 놀라운 진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사람을 안절부절 하게 했구나! 정말 대단한 소설이다! 정말 너무너무 알고 싶어서, 빨리 얘기를 해 주면 좋겠는데 이리 저리 말을 돌리는 사람처럼 얄미울 정도로 지능적인 이야기였다. 읽고 나니 속이 후련해질 정도였고, 여러 번의 사건이 일어남에도 너무 어둡지 않은 결말을 만들어 줘서 또 고맙기까지 했다. 정말 재미있고 애간장 태우는 소설이다. 많은 분들의 애간장도 태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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