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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 1 ㅣ 샘터 외국소설선 12
톰 에겔란 지음, 손화수 옮김 / 샘터사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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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호기심에 귀가 솔깃해지는 이름 '노스트라다무스'. 그는 지구와 인류의 역사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일들을 예언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연재해나 큰 사고, 역사적 사건들이 일어날 땐 늘 그가 새롭게 주목되고 그가 예언했다는 구절들이 인터넷에 떠다닌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어보니 어쩌면 그에 대해 아주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인 비외른 벨토 (노르웨이 고고학자이자 극중 화자), 로렌조 모레티(르네상스와 메디치 가문 전문가이자 이탈리아 교수), 안젤리카 모레티(로렌조 모레티의 아내이자 유력한 언론인)의 대화들을 종합해 보면, 노스트라 다무스의 예언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모호한 표현이 많다는 것이다. 누구는 그가 미래를 볼 수 있다고도 하고 또 누구는 실제로 영성을 갖고 있었다고도 주장하니 진정 그의 정체는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이 소설은 주인공들이 겪는 납치와 위기, 스릴러의 부분도 꽤 흥미진진하게 그려지고 있지만 노스트라다무스 그 자체, 그가 숨겨놓은 비밀과 이를 풀기 위한 암호의 해독, 그리고 그가 숨겨놓은 것의 정체를 찾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요소로 그려진다.
소설 속 주인공과 주요등장인물들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코드와 암호, 수수께끼와 애너그램으로 가득한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필사본을 주제로 열리는 4일간의 과학 심포지엄에 참가하기위해 모였다. 주인공인 비외른 벨토는 심포지엄의 마지막 날에 강의를 맡기로 되어있어 참가했지만, 다양한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으러 온 이유도 컸다. 그런데 심포지엄의 이틀째 되던 날 세미나 장에서 노스트라다무스와 메디치가의 관계를 주제로 강의하려던 모레티 교수가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납치되고 만다. 그러나 그가 잡혀간 이유는 모레티 교수가 발표하려고 한 주제와 관련된, 노스트라다무스가 한 지인에게 쓴 서신안의 암호를 해독하여 그가 숨겨놓은 '언약의 궤'를 찾으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어 모레티 교수를 잡아두기 위한 인질로 그의 아들까지 납치 하고야 만다. 주인공인 비외른 벨토는 모레티 교수의 아내인 안젤리카와 함께 납치된 이들을 찾기 위해 그들보다 먼저 암호를 해독해야 한다. 그들이 모레티 교수에게 준 시간은 단 '5일', 그 안에 암호를 풀고 탈출을 해야 한다. 비외른과 안젤리카는 암호해독의 증거를 찾아 여기저기 움직이지만 연달아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되어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들은 납치범들보다 먼저 암호를 풀고 모레티 부자를 찾을 수 있을까?
소설 속 중요 소재인 '언약의 궤'는 신과 인간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한다. 이를 찾기 위해 주인공들은 애너그램, 수열, 책과 서신들 속에 숨겨놓은 암호들을 찾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상상력을 발휘한다. 도서관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자들과의 대화에서, 쫒고 쫒기는 긴장감으로, 비외른과 안젤리카의 아슬아슬한 관계에서 저자는 독자들의 지적욕구, 호기심, 음모론의 은밀함 등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소설은 서론이 길지 않고 속도감 있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추격과 두뇌싸움을 벌인다. 주인공들은 즉각, 즉각 판단의 기로에 서고 납치된 모레티 부자를 찾아야 하는 절박함, 동시에 강렬한 지적 호기심을 풀기위해 고군분투한다. 역사적 사실과 암호해독 부분은 광범위하고 생소하기에 읽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이런 장르의 소설을 즐겨 본 독자라면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장르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뿐 아니라 지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독자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들은 원하는 것 모두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어떠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2권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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