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도사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2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검은 수도사》




마녀 사냥의 광기를 다룬 1편에 이어 사형 집행인의 딸 2편인《검은 수도사》가 세상에 나왔다. 1편을 읽을 때만해도 2편이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종교전쟁과 마녀사냥의 끔찍한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 곳 숀가우. 1편에서 매력적인 사형집행인인 야콥 퀴슬의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많이 치중을 했다면, 2편인 《검은 수도사》에서는 1편에서 퀴슬의 딸이자 매력적이며 강인한 여성 막달레나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 젊은 의사 지몬 프론비저의 활약상이 부각된다. 1편에서 야콥과 지몬은 사형집행인과 의사로써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때로는 스승과 제자이기도 하고, 함께 살인사건을 해결해 가는 파트너이기도 하다. 사형집행인인 야콥 퀴슬은 그 누구보다 약학과 의학에 박식하고, 사람들에게 연민을 가진 아이러니한 인물이다. 1편에서 그런 관계 설정을 이미 끝내서 그런지 2편에서는 인물이나 이들의 관계보다 사건의 전개에 더 무게가 실린다.


1660년, 알프스 산자락에 자리 잡은 바바리아의 숀가우.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속에 마을의 한 신부가 도넛에 바른 독으로 인해 살해 된 채 발견된다. 자신이 죽을 때임을 안 신부는 마지막 힘을 모아 자신의 죽음에 관련된 단서를 남긴다. 신부를 발견한 사람은 마을의 의사인 지몬을 부르지만 이내 독살임을 알아차린 의사는 독살의 수수께끼를 풀 가장 적당한 인물인 야콥 퀴슬을 찾는다. 신부의 살인범을 찾으려면 신부가 남긴 단서를 좇아야 한다. 야콥 퀴슬과 막달레나, 지몬 그리고 신부의 유일한 혈육이며 유능한 사업가인 매력적인 여성 베네딕타는 함께 그 단서를 찾는 모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죽은 신부가 남긴 단서는 또 다른 단서로 이들을 인도한다. 처음 성로렌츠 성당에서 알텐슈타트의 바실리카로, 이어 옛 유력한 가문의 폐허가 된 성, 또 다시 또 다른 성당으로 이들의 단서는 그들을 십자군 전쟁과 템플 기사단의 비밀로 이끈다. 이들은 어느새 신부를 독살한 범인 보다는 신부가 남긴 비밀, 즉 '템플기사단이 숨긴 보물'을 찾게 된다.


이들 일행과 같은 목적을 가진 이들 검은 옷을 입은 수도사. 알 수 없는 독과 향수를 쓰는 수수께끼의 무리들. 가로대가 두 개인 십자가를 목에 걸고, 알 수 없는 라틴어로 된 기도문을 읊으며 템플기사단의 보물을 찾는 이들을 몰래 뒤 쫓는 알 수 없는 무리들은 템플 기사단이 남긴 보물이라는 소재와 함께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한 축이다. 결국 막달레나는 또 다시 이들에게 납치되어 목숨의 위협을 받는다. 또한 지몬과 막달레나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도 소설을 이끌어가는 한 축인데 신부의 동생인 베네딕타로 인해 소설의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편인 사형집행인의 딸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2편인《검은 수도사》도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러나 1편에 비해서는 그리 긴장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1편에서 사형 집행인이 중심이 되었다면 《검은 수도사》에서는 지몬 프로비저가 중심이 되어서 그런 것일까. 아무래도 그 시대의 의사는 현대보다 전문성이 많이 떨어지니 비밀을 간직한 사형집행인보다는 흥미가 덜 가는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1편에서는 사건과 인물이 거의 대등한 비중으로 다뤄진데 비해 《검은 수도사》에서는 사건위주로 전개되었기 때문일지도.


그러나 이 소설은 추리, 역사,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할 만하다. 1편에 비해 긴장감이 덜했다는 것이지 독자들에게 단서 하나씩을 살짝 던져주며 너도 한번 진실을 찾아봐 라고 하는 작가의 실력은 여전하고, 템플기사단과 그들이 숨긴 보물, 수도사들의 은밀한 비밀, 십자군 전쟁의 진실 등은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니까. 나 또한 같은 제목으로 더 연작된 <거지들의 왕>, <오염된 순례> 가 출간되는 대로 계속 읽어 볼 참이니까. 작품의 특성상 내용은 더 이상 언급할 수가 없고, 특히 여름에 읽기에 정말 추천할 만한 소설이 아닌가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