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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잔인한 달 ㅣ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신예용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6월
평점 :
《가장 잔인한 달》

캐나다 퀘백. 늘 따뜻한 햇빛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곳. 평화롭고 목가적인 시골마을. 예술가들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곳. 그 곳에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사람들은 계란을 숨기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나무로 만든 계란에 그림을 그리며 부활절을 맞이한다. 그리고 이 부활절을 맞아 특별히 마을을 정화하는 의식으로 저주가 깃든 해들리 저택에서 '교령회'를 하기로 결정한다. 마을 사람들은 영매(위카인)를 불러 이 의식을 주관하는데 이 의식 중에 겁에 질린 여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마을을 방문한 가마슈 경감은 이 의식을 주관한 영매, 참가한 사람들을 방문하며 사건을 해결할 단서를 수집한다. 소설은 사건이 일어나고 어떤 양상으로 해결되는지 등의 사건 중심이 아닌 인물들 간의 관계와 심리묘사에 더욱 치중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알 수 없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이는 얼마 전에 읽었던 소설 《폭스 밸리》와 참 많이 닮은 것 같았다.- 또 이런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경찰들끼리의 팽팽한 대립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전 작을 읽지 않아서 몰랐지만, 전작에도 등장하는 가마슈 경감이 소속된 경찰 내부의 비리와 대립에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경찰들 사이의 긴장감도 마을의 살인 사건과 거의 비등한 무게로 다뤄지고 있다.
사망한 여자는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서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그런 인물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 곁에는 늘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고, 이런 문제들이 얽히다 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 문제가 쌓이기도 한다. 다소 지루한 듯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중반부를 넘어서며 탄력을 가지게 되는데 전반부의 등장인물들과 마을의 묘사는 평온함 속에 뭔가를 감춘 듯 한 느낌을 잘 표현 한 것 같다. 의식에 참여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펼쳐지면서 이야기는 점점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데 인간관계와 심연의 표현이 참으로 탁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평화롭지만 안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감정의 찌거기 들이 쌓여갔고, 인간의 겉모습과는 다른 어두운 면에 대한 묘사도 참으로 탁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쉬운 점은 번역에 대한 것이다. 왜 모든 말을 다 우리말로 번역하지 않고 프랑스어 발음대로 적어놓고 그 옆에 작은 글씨로 부연 설명을 해 놓은 것인지, 설명이 필요한 단어들은 각주로 따로 처리하지 않고 역시 작은 글씨로 설명을 해 놓은 것인지, 심리묘사들이 이어져 조금 지루할 수 있는 소설에 이런 번역은 몰입을 하는데 조금 방해가 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가브리가 신음 소리를냈다. "메르드 Merde 젠장. 올여름에 내 자리를 물려주기로 되어 있었는데. 앞으로 어쩌지?"
"매, 스 네파 포시블 Mais, ce n'est pas possible 말도 안돼. 틀림없이 디카페인 커피였다고요." 무슈 벨리보가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