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박힌 못 하나 - 곽금주 교수와 함께 푸는 내 안의 콤플렉스 이야기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에 박힌 못 하나》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누구나 다 너그러워지고 현명해 지는 건 아닌 것 같다. 혹은 결혼을 하거나 부모가 되면 철이 든다고 하는데 꼭 그런것 같지도 않다. 그리 길지 않은 경험이지만 돌이켜 보건데 사람은 쉽게 변하지도 않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어떤 특정 성격이나 특성은 오히려 더 고착화 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기적이고 자기 본위의 사람은 결혼은 해서도 자녀가 생겨도 자신에게 부여된 의무나 책임을 다하는 것과는 다른 면에서 그 이기적인 모습은 그대로 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내 주위의 여러 커플들이 결혼 후에 행복하기는 커녕 그 전에 알지 못했던 생활 패턴이나 책임감 결여, 비합리적인 사고, 부모에의 의존성 혹은 부모의 지나친 간섭 등으로 결국 파경을 맞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고, 의외로 자기 자신과 상대방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을 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진 문제들은 개인적인 문제,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맺기문제, 직장생활 등의 나와 사회 속에서의 나의 문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것 처럼 내가 힘이들고 화가나고 절망하는 이유가 그 대상에게 있는지,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나 자신에게 있는지 가끔씩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상당히 양호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문제가 심각한 사람은 그런 생각할 여지조차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문제, 답답함 등 '비정상의 근원', 스스로도 정확히 모르고 있던 혹은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는 자신의 못난 모습이 바로 '콤플렉스' 다.

 

콤플렉스는 대부분 과거의 '트라우마' 에 대한 기억들로 형성된다. 트라우마는 지난 날에 겪었던 충격적 사건이 현재의 의식적, 무의식적 생각, 감정, 행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는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때로는 무의식에 머물러 있다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또한 콤플렉스는 특정 상황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콤플렉스 자체는 병적인 것이 아니지만 스스로 병적인 것이라 낙인 찍고 외면하려는 순간 바로 '마음에 박힌 못' 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마음에 박힌 못,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보편적인 '콤플렉스'들을 살펴본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신화, 예술, 역사, 문학등의 인문학과 심리학을 씨줄과 날실로 엮어 흥미롭게 보여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오디이푸스 콤플렉스', '피터팬 콤플렉스', '로리타 콤플랙스' 등의 이름들을 많이 들어오며 이미 생활 가까이에 콤플렉스와 관련된 심리학을 친숙하게 느끼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콤플렉스들 외에 다양한 콤플렉스들을 '인문학'을 통해 보여주어 교양과 힐링 혹은 자신의 모습 돌아보기의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콤플렉스들을 살펴보며 내가 왜 미친듯이 일에만 빠져사는지, 직장 상사가 왜 화만내고 다그치는 통에 오히려 일의 진행을 방해하는지, 사는 것이 왜 이리 무기력하고 재미가 없는지, 연애를 할 때는 왜 상대방이 나를 버릴까 겁이 나 안절 부절 하는지, 왜 한 사람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이사람 저사람 만나고 다니는지, 배우자에 대한 분풀이를 왜 아이들에게 하는 지, 왜 우리의 아버지들은 자식들을 억압하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것을 용납하지 않는지, 우리는 왜 현재를 살지 못하고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지, 짧고 굵게 살까 가늘고 길게 살까 고민하는지, 왜 어느 곳이든 불만 투성이 투덜이들이 분위기를 어둡게 만드는 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이야기는 나폴레옹의 작은 키, 피카소의 여성편력, 그리스 신화, 성경 속 인물들, 바이런의 시, 소설, 희곡, 회화, 영화, 과학자들의 일화와 이들의 작품들의 예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출판되는 책에도 유행이나 흐름이 있는데 이 책은 자기계발 서적들의 큰 유행 다음에 나온 새로운 흐름인 인문학 서적들의 범주에도 요즘 한창 주목을 받고 있는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명상서적이나 심리학의 범주에도 해당될 수 있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도 좋고, 나에게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살아가다 보면 나 자신도 힘들 때가 있지만 사람과 세상과의 관계에서 힘들어 질 때도 많다. 이 책은 그런 과정에 문제를 느끼는 사람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단순한 심리학이나 인문학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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